여야 후반기 국회의장단 합의 선출···김진표 "대화·타협 전당으로 만들자"

4일 여야 원구성 극적 합의

김 의장, 국회 민생경제특별위원회 구성 제안

'현안조정회의' 제도화·국회 예산심의·의결권 강화 등 약속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하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의장석에 올라 의사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여야가 21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 극적으로 합의하고 5선의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여야는 4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후반기 국회의장단을 선출했다. 김 의원은 총 투표수 275표 중 255표를 얻어 국회의장에 당선됐다.

이로써 지난 5월29일 전반기 국회의장단 임기가 종료된 뒤 36일 만에야 후반기 국회의장단이 구성돼 국회가 정성화 궤도에 올랐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취임 수락사에 민생 위기를 강조하며 국회 민생경제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김 의장은 고금리·고물가와 사상 최대의 무역 적자를 기록한 현실을 언급하며 "상황이 유례없이 비상하다. 대응도 유례없이 비상해야 한다. 당면한 민생경제위기에 긴급히 대응할 수 있도록 국회 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밝혔다.

또 여야에는 조속한 원구성 합의를 촉구했다. 김 의장은 "국회 개원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다. 국민의 명령"이라며 "여야 지도부는 국민의 명령을 지체 없이 받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36일간의 국회 공백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도 주문했다. 김 의장은 "차제에 여야가 원구성 협상으로 허송세월하는 이 오랜 불합리도 이젠 끝을 내야 한다"며 "현행 국회법은 국회의원 임기 개시 7일 안에 전반기 국회의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후반기 의장에 대한 선출 시한은 법으로 강제하지 않고 있다. 국회법을 고쳐 어떤 경우에도 국회 공백이 없게 하다"고 제안했다.

개헌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제 우리 정치도 승자독식 패자전몰의 폐습과 결별할 때가 됐다.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권력구조 개편도 더는 미룰 수 없다"며 "35년 된 낡은 헌법 체계를 시대에 맞게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국회의장으로서 의원 여러분과 함께 우리 국회에 주어진 역사적 소명을 다하겠다"며 ▲대화와 타협이 꽃피는 국회 ▲삼권분립의 원칙에 충실한 국회 ▲헌법기관의 역할을 다하는 국회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독일 의회 모델의 '현안조정회의'를 제도화하고, 헌법상 국회의 예산심의·의결권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장은 "국회를 대화와 타협, 조정과 중재의 전당으로 만들자"며 "21대 국회가 정치 대전환을 이룩한 국회, 새로운 희망을 만든 국회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아울러 여야는 국회부의장으로 4선의 김영주 민주당 의원과 5선의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한편 이날 후반기 국회의장단 선출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민주당에 상임위원장 선출을 여야 합의로 한다면 국회의장단 선출에 협조하겠다고 제안했고, 이를 민주당이 수용하면서 극적으로 이뤄졌다.

다만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법안의 후속 조치인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 등 원구성 협상의 주요 쟁점인 잠시 뒤로 미룬 것이어서 국회의장 선출 이후 계속될 원구성 협상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