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금투로 주식 이관···"공매도 잔고 줄이고 위임절차 간소화"사상 최대 실적에도 주가 폭락···"중간배당·자사주 소각하라"영구채 조기상환·나비오스 고가 용선계약 백지화도 요구 나서셀트리온 코스피 이전 사례 참고할 듯···"경영진 교체도 불사"
홍이표 HMM주주연대 대표는 4일 "날로 늘어가는 대차잔고 물량을 줄이기 위해 소액주주 주권운동인 주식 이관을 시작했다"며 "주식 이관운동이 본궤도에 오르면 공매도 세력 압박은 물론, 국내 소액주주 주권운동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HMM주주연대의 주식이관 운동은 공매도 잔고 줄이기와 주식 수 모으기의 일환이다. 주식을 한 곳에서 모으면 주권을 위임할 때 지분율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고 주식 위임절차도 효율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다는 게 주주연대 측 설명이다. 특히 DB금융투자는 대차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아 주주들의 보유주식이 공매도에 쓰이는 것도 최소화 할 수 있다.
국내 상법에 따르면 일반 소액주주들도 주주제안권을 행사해 회사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주주제안을 위해서는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HMM의 현재 주가는 지난해 5월 고점(5만600원‧종가기준) 대비 50% 넘게 급락하며 반 토막 난 상태다. HMM은 지난해 매출액(연결기준) 13조7941억원, 영업이익 7조3775억원을 달성하며 국내 4번째로 높은 실적을 올렸지만 주가는 연일 하락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HMM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 4조9187억원, 영업이익 3조148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급 실적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3%, 209%씩 증가한 수치로, 6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하지만 주가는 반대로 흐르면서 실적=주가라는 주식시장의 기본 공식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증권가는 HMM의 주가하락 배경을 해운업황과 실적에 대한 피크아웃 우려에서 찾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교역 환경 등을 감안하면 HMM의 호실적은 올해 2분기가 정점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판단이다.
하지만 HMM주주연대는 과도한 공매도와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 탓에 주가가 기업가치 대비 과도하게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 막대한 현금자산을 미래 경쟁력 확보와 주주가치 제고가 아닌 엉뚱한 곳에 사용하면서 공매도 세력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현재(6월 28일 기준) HMM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9010억원으로 코스피 1위에 올라있다. 공매도 잔고 금액 2위인 LG에너지솔루션(8825억원)과 큰 차이는 없지만 3위권과는 3000억원 가량 많다. 특히 HMM의 공매도 잔고비중(7.09%)은 1% 미만인 LG에너지솔루션을 크게 앞서고 있다.
현재 가입자 수가 1만1000여 명에 달하는 HMM주주연대는 최소 3% 이상의 주식 수를 모아 사측을 압박할 계획이다. 주주연대는 대규모 영구채의 조기상환을 비롯해 중간배당‧자사주 매입 등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사측에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같은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경영진 교체 등도 추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HMM주주연대는 과거 성공적인 주주운동을 펼쳤던 셀트리온 주주연대의 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셀트리온 주주연대는 3% 이상의 주식 수를 모아 임시주총을 개최했고, 코스피 이전 상장 안건을 스스로의 힘으로 가결시켰다. 당시 주주연대는 지나친 공매도를 막고 기관투자자들의 수급을 개선하겠다며 코스피 이전상장을 사측에 제안한 바 있다.
홍이표 HMM주주연대 대표는 "김경배 신임 대표이사는 이메일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주주들과 소통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대주주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도 우량기업에 정상적으로 투자한 소액주주들의 손실을 외면한 채 HMM 배당금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HMM의 보유현금은 충분한 만큼 남아있는 영구채를 조기 상환하고 나비오스와의 고가 용선 계약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며 "향후 HMM의 자금 사용 내역을 감시하는 기구를 만드는 등 소액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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