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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정부, '론스타 분쟁' 부분 패소에···김주현 금융위원장 책임론 '솔솔'

韓정부, '론스타 분쟁' 부분 패소에···김주현 금융위원장 책임론 '솔솔'

등록 2022.08.31 15:43

차재서

  기자

판정부 "韓, 론스타에 2900억 등 지급" 판결 '6조 배상' 면했지만, 혈세 지출에 비판 여론매각 절차 감독한 당국 전·현직 관료 도마에 김주현 "책임질 일 있다면 책임질 것" 약속

사진=금융위원회 제공사진=금융위원회 제공

하나금융그룹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을 놓고 장장 10년을 끌어온 '론스타 분쟁'이 우리 정부의 부분 패소로 끝을 맺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으로 시선이 모이고 있다. 론스타 측이 요구한 6조원 모두를 빼앗기는 악재는 피했지만, 애초에 이 회사가 외환은행을 보유하고 매각하도록 허락한 금융당국의 실책이 재조명되면서 그 역시 책임론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돼서다.

31일 법무부에 따르면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론스타 사건 중재 판정부는 우리 정부에 론스타가 청구한 손해배상금의 4.6%인 2억1650만달러(약 2925억원)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이어 2011년 12월3일부터 이를 모두 지급하는 날까지 한 달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에 따른 이자를 배상할 것을 결정했다. 이자액은 약 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2012년 11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ICSID에 47억 달러 규모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S)'을 제기했다. 정부가 고의로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지연시키고 불합리하게 세금을 매겨 손실을 봤다는 이유다.

론스타는 2010년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지분 51.02%(3억2904만주)를 총 4조6888억원(주당 1만4250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2012년 7732억원 줄어든 3조9156억원에 지분을 팔았다. 금융당국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가운데 두 차례 가격을 조정한 결과다.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논란을 의식한 금융위는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첫 계약 시점에서 1년2개월 뒤인 2012년 1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한 바 있다.

이에 정부와 론스타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서증 1546건, 증인자문과 진술서 95건 등 증거자료를 앞세워 서면공방을 이어갔다. 또 2015년 3월부터 2016년 6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미국 워싱턴DC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심리기일을 가졌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하지만 워낙 복잡한 사건이고, 도중에 의장중재인까지 교체되는 탓에 중재는 쉽게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론스타는 2016년 하나금융을 상대로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2020년엔 자칭 '론스타 고문'이라는 인물을 앞세워 우리 정부에 약 8억7000만 달러 규모의 협상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는 제안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론스타 사건 청구인의 공식적인 협상안이라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수용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국제중재기구 판정에 불복해 이의제기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중재 당사자는 중재 판정 후 120일 내 ICSID 사무총장에게 판정의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이 경우 별도의 취소위원회가 구성돼 추가적인 판단을 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정을 계기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관여한 전·현직 관료에게 불이 옮겨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 어렵겠지만, 도의적 책임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그 중 하나다. 2011년 금융위 사무처장으로 재직하던 그는 당시 부위원장이던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함께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관련 사안을 총괄했다.

이 때 금융위는 론스타가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발표했고, 하나금융이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것을 승인했다. 특히 론스타가 '산업자본'이어서 처음부터 은행을 인수할 수 없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음에도 이를 부인했고, 추후 산업자본으로 밝혀진 뒤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반면, 조건 없는 매각명령으로 매각을 도움으로써 론스타가 약 5조원의 차익을 챙겨 떠나도록 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대해 김주현 위원장은 7월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련 질의에 "책임질 게 있다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도록 한 것부터 잘못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그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산업자본의 은행 인수가 금지돼 있음에도, 금융당국이 예외적으로 이를 승인함으로써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헐값으로 넘긴 점을 누차 비판해왔다. 공교롭게도 한덕수 국무총리는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할 때 법률대리를 맡았던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활동했다.

따라서 제대로 된 검증 없이 론스타를 지원한 이들에게도 국가 차원에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사회적인 여론이다.

금융노조는 논평을 통해 "대주주 적격성을 갖추지 못한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넘기는 결정을 한 관료와 수사·감사 과정에서 눈감아준 검찰, 감독당국 책임자로 인해 국민 혈세 2925억 원이 지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당사자는 여전히 이 나라 권력의 정점에 서 있다"면서 "금융노조는 시민단체와 함께 론스타 책임자 처벌과 진실 규명 그리고 금융자본의 횡포를 막고 금융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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