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SK 데이터센터 화재···주말 내내 카카오 서비스 '먹통'초유의 먹통 사태에 카카오 '독과점' 문제 수면 위로 떠올라카카오 비대위 만들고 수습에 집중···24일 김범수 국회 소환정치권서 재발 방지 목소리 나와···규제 도입 시간표 빨라지나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3시 30분경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 캠퍼스 A동 지하 3층에서 불이 났다. 불이 난 건물은 지상 6층에 지하 4층 규모(연면적 6만7000여㎡)로, 카카오와 네이버를 비롯해 많은 기업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이날 화재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기업은 카카오다. 자체 데이터센터가 없는 카카오는 SK C&C와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화재 발생 즉시 국민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맵 △카카오버스 △카카오지하철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공동체의 일련의 서비스가 모두 멈췄다. 포털서비스인 '다음'(Daum)도 일부 서비스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다.
카카오 서비스 대다수는 주말 내내 정상 작동되지 않다가 17일 오전께부터 하나둘씩 정상화되고 있다. 카카오톡의 경우 이날 오전 6시 문자 및 이미지와 동영상 파일의 수·발신이 가능해졌다. 다만 용량이 큰 동영상과 파일을 전송할 때 일부 속도 저하 현상은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톡에서 이모티콘 검색과 챗봇 관리자 센터 등도 대부분 복귀됐다. 포털 사이트 '다음'과 카카오맵, 카카오T, 카카오픽코마 등 카카오 주요 서비스 13개 중 8개는 아직 완전히 복구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주요 기능이 서비스되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웹툰, 지그재그 등 4개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카카오와 함께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일부 전산 시설을 뒀던 네이버도 완전한 정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카카오톡의 톡 서랍, 톡 채널, 다음 카페의 통계 자료, 카카오맵의 로드뷰를 포함한 일부 서비스는 여전히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정치권에선 카카오의 플랫폼 독과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오전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카카오톡 관련 독과점 문제를 들여다보고, 불합리한 부분이 발견될 경우 개선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기업의 자율과 창의를 존중하는 자유시장 사고(방식)를 갖고 있지만 그건 시장 자체가 공정시스템에 의해 자원과 소득의 합리적 배분이 전제"라며 "만약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서 시장이 왜곡 되거나 국가기반인프라와 같은 정도를 이룰 때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 당연히 국가에서 필요한 대응을 해야한다"라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설마라는 안전불감증이 만든 인재(人災)"라며 "20대 국회에서 데이터센터를 국가재난관리시설로 지정하는 내용의 법안 처리를 추진했지만, 해당 회사들의 '과도한 이중규제'라는 항의 때문에 폐기됐다"라며 "이제라도 국회가 나서서 관련법을 정비해서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등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는 데 합의했다. 이번 사태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24일 열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 불러 따져 묻겠다는 것이다. 김 의장과 함께 최태원 SK 회장, 이해진 네이버 GIO 등 6명도 증인 함께 채택됐다.
카카오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피해를 본 이용자와 파트너들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정책을 마련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정치권에서 카카오의 독과점 문제가 드러난 만큼 논란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에선 카카오의 독과점을 막는 플랫폼 기업 규제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윤 대통령도 이번 사태를 더러 국가급 대란이란 입장을 앞에서부터 밝혀 왔고, 정치권에서도 의장급을 소환하는 등 사태 수습 이후에도 논란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정치권에서 관련법을 정비하겠다는 발언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만큼, 독과점을 막는 규제가 도입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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