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판매전부터 수당 200~300%···강한 드라이브생보 대형3사에 저축성보험으로만 3조원 흘러와고금리 상품수요와 보험사 자금 마련 니즈 맞물려현장 "고객 많이 있는데, 아쉽다"···열풍 이어질 듯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지난 23일 출시한 '삼성 하이브리드 연금'에 뭉칫돈 1조5000억원 가량이 몰렸다. 이에 삼성생명은 전속채널 판매를 종료하고 현재는 방카 채널 판매만 진행하는 상태다.
삼성생명은 해당 상품을 출시하기 전부터 전속 설계사들에게 많게는 300%의 수수료를 내거는 등 판매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금보험은 한 건당 계약이 큰 편이다. 수수료 300% 조건으로 1억원짜리 연금보험 계약을 성사시킬 경우 설계사가 받는 금액은 300만원 수준이다.
'삼성 하이브리드 연금'은 가입 5년 동안 4.8%의 확정이율을 적용한 일종의 저축성보험 상품이다. 현재 판매 중인 푸본현대생명(5.9%), 한화생명(5.7%) 저축성보험 상품에 비하면 혜택이 떨어지는 듯 보이지만 5년 유지 시 유지보너스 4% 금리를 추가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상품 경쟁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그간 생명보험업계에 부는 저축성보험 판매 경쟁에 뛰어들지 않았던 삼성생명이 고금리 상품을 내놓은 것은 결국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다. 현재 생명보험업계는 지난 2012년 판매했던 저축성보험 만기가 도래하는 시점과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가치 하락이 맞물리면서 추가적인 현금 마련이 필요해졌다.
현금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하지 않을 경우 만기 해약 등 사유로 내줘야할 보험금을 위해 보유 채권을 팔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채권을 매도하게 되면 손실을 확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끌어오는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채권에 재투자하기에도 가장 적절한 시점이 지금이다. 현재 채권 금리는 7~8%를 넘나들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선 현 시점에서 채권 투자를 진행하면 미래 투자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삼성생명 역시 같은 이유로 연금보험을 출시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많은 자금이 모이면서 예정보다 일찍 판매를 중단하게 됐다. 고금리 상품은 단기적으로 현금 유동성에 도움을 주지만, 너무 많이 판매할 경우 이차역마진 우려도 공존하기 때문이다. 고금리 상품을 팔았다가 향후 금리가 다시 하락할 경우 이를 감당하기 어렵게 될 것에 대한 걱정이다.
판매 현장에서는 갑작스럽게 상품 판매가 중단되자 아쉬워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삼성생명 전속 설계 현장 관계자는 "이번 상품 가입을 원하는 수요가 아직 많다"며 "5억원, 3억원 등 억대 계약을 눈앞에 두고 놓친 설계사들의 판매 재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생명보험업계 고금리 저축성보험 열풍은 한동안 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금융당국이 저축성보험에 대한 금리 인상 자체를 요구했지만, 소비자 수요가 계속된다면 업계 입장에서도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여서다.
또 다른 대형 생명보험사인 교보생명은 앞서 5.8% 확정금리를 약속한 저축성보험을 판매했는데, 지난주 약 1조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대형 생명보험 3사(삼성·한화·교보)에 들어온 돈만 두 달 사이 3조원이 훌쩍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 경쟁이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판매 현장에서의 고액자산가들의 가입 요구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원수사들도 높은 수수료를 내걸며 판매 경쟁력을 높이려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 18일 '저축성보험 상품에 대한 과열경쟁 자제'를 요청하며 금리 경쟁을 선을 넘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영업 현장에서 저축성보험을 고금리라는 특징만 강조할 경우 불완전 판매가 다수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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