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생산 증대 이유 없지만...中 LCD 지배력 고민中, OLED TV 생산은 어려워 "LCD 무용지물"프리미엄 TV 시장서도 中 기업 거센 추격삼성은 흔들···"CAPA 보유해야 시장 리드"
지난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OLED TV 사업 확대를 주문했던 이유는 LCD 패널 가격 탓이 컸다. 삼성전자가 LCD를 기반으로 TV를 제조하다 보니 높아진 패널값에 수익성 부담이 커졌고 중국 업체와의 가격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올해 패널값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삼성전자로선 서두를 이유가 사라졌다.
13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12월 상반기 32·43·55·65·75인치 등 LCD TV 패널 가격은 지난달 하반기와 비교해 모두 같았다. 지난 10월 하반기부터 이어진 가격 상승세가 4개 반월 만에 멈춘 것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패널 제조사들의 감산에도 불구하고 전방 수요가 경직된 상황에서 패널 가격 상승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대형 패널인 75인치와 65인치 가격은 각각 127달러, 87달러 줄었고 판매량이 높은 55인치도 38달러 감소했다.
TV 시장도 위축된 상태다. 소비심리는 인플레이션과 고금리가 겹치자 얼어붙었고 TV 수요도 코로나19로 나타난 펜트업(보복소비) 효과가 끝나면서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을 2010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2억879만4000대로 전망했다. 작년 TV 출하량(2억1353만7000대)과 비교해도 470만대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상황이 지난해와 180도 달라지니 삼성전자의 OLED TV 생산량도 늘어나질 않았다. 현재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QD(퀀텀닷)-OLED 패널을 납품받아 OLED TV를 출시하고 있으나 전체 TV 출하량 중 QD-OLED TV 비중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지난 6월 LCD 사업을 완전철수한 삼성디스플레이도 QD-OLED 라인을 증설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의 OLED TV 비중 확대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상황에 따라 CAPA(생산능력)가 변동될 수 있으나 중국 기업의 성장세로 삼성전자가 LCD에만 의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의 LCD 사업 점유율은 지난 2018년 한국을 추월했고 작년엔 50.9%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 점유율은 14.4%에 그쳤다.
또 중국은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되는 중소형 OLED 패널 생산량을 크게 늘렸으나 대형 투자는 미미하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중소형 OLED 비중은 48.1%로 전망됐으나 대형 OLED는 0%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OLED 분야에서 모바일에 주로 투자했으나 대형분야는 투자가 부족했다"며 "중국이 대형 OELD 사업을 키우려 한다면 그동안 투자했던 LCD 사업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는 OLED TV와 고급 LCD 기술이 적용된 미니LED 등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의 거센 압박에 직면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다. 또 매출과 금액 기준으로는 각각 14%, 37% 하락했다. 반면 중국 기업인 TCL의 출하량은 56% 늘었고 하이센스 점유율은 23% 증가했다. DSCC는 "삼성전자는 1000달러 미만의 프리미엄 TV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TCL과 하이센스는 저렴한 가격으로 고급 TV 제품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대규 순천향대 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교수는 "현재 OLED TV가 프리미엄 TV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QD-OLED 패널 생산량이 충분하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아 삼성전자가 충분한 CAPA를 보유하고 있어야 시장을 리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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