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주총회서 이사회 합류 여부 관심 이 회장 "ESG 경영 적극 동참할 것" 언급"책임경영 위해서는 등기이사 선임 필요""재판 진행형···리스크 키우는 일 될수도"
이 회장은 지난 10월 회장 취임 후 협력사 방문, 글로벌 CEO들과의 회동, 해외 출장 등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며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이 회장이 적극적으로 외부 활동에 나서며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내년 이사회에 합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글로벌 경기 둔화를 앞두고 책임경영 측면에서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회장은 앞서 2016년 10월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으나 이후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2019년 10월까지 임기를 마친 뒤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복권을 통해 사법 리스크를 떨쳐내고 회장에 취임했으나 이 회장이 삼성전자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등기이사에 선임돼야 하는 관문이 남아있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강한 시그널을 주기 위해서는 등기이사에 오를 필요가 있다"며 "회장으로 물론 보고를 받겠으나 이사회에 참여하고 안하고는 의사결정에 많은 차이가 있을 거라고 본다. 경제도 위기상황인 만큼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도 최근 여러 차례 책임경영 의지를 내비쳤다. 이 회장은 지난 10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와 만난 자리에서 "2020년 대국민발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고 위원회의 활동 방향인 공정하고 투명한 준법 경영, ESG 경영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점도 주목된다.
이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에 대해 "국내 주요 그룹에 미등기 회장 사례가 적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권한과 책임은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단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책임경영이 필요한 점은 인정하나 이 회장이 아직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만큼 내년 3월 이사회 복귀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재판을 받고 있다. 매주 목요일에는 부당 합병 혐의 재판, 3주 간격으로 금요일에는 분식회계 의혹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얼마 전 특별사면에서 이 회장이 복권됐으나 아직 사법리스크가 해소된 건 아닌 만큼 좀 더 미등기이사 신분을 유지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장에 취임한 상황에서 등기이사에 선임됐다가 다시 미등기이사가 된다면 그것이 또 삼성의 리스크가 된다"며 "최종적으로 사법리스크가 종료될 때까지는 미등기이사 신분을 유지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이 부회장이 일반적인 전문 경영인이 아닌 지배주주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배 대주주와 전문 경영인을 구분해서 봐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전문경영인이라면 사법리스크를 안고 등기이사에 임명하는 것이 위험하다. 단 이 회장의 경우 오너인 지배대주주에 속한다. 이 경우에는 그에 맞는 권한과 책임을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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