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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경영vs시기상조' 이재용 이사회 복귀를 보는 눈

'책임경영vs시기상조' 이재용 이사회 복귀를 보는 눈

등록 2022.12.14 15:53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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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주주총회서 이사회 합류 여부 관심 이 회장 "ESG 경영 적극 동참할 것" 언급"책임경영 위해서는 등기이사 선임 필요""재판 진행형···리스크 키우는 일 될수도"

'책임경영vs시기상조' 이재용 이사회 복귀를 보는 눈 기사의 사진

삼성전자가 연말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 지으며 재계의 시선은 내년 정기 주주총회로 집중되는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이사회 합류 여부가 내년 3월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5대 그룹 총수 가운데 미등기임원 신분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이 회장은 지난 10월 회장 취임 후 협력사 방문, 글로벌 CEO들과의 회동, 해외 출장 등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며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이 회장이 적극적으로 외부 활동에 나서며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내년 이사회에 합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글로벌 경기 둔화를 앞두고 책임경영 측면에서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회장은 앞서 2016년 10월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으나 이후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2019년 10월까지 임기를 마친 뒤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복권을 통해 사법 리스크를 떨쳐내고 회장에 취임했으나 이 회장이 삼성전자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등기이사에 선임돼야 하는 관문이 남아있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강한 시그널을 주기 위해서는 등기이사에 오를 필요가 있다"며 "회장으로 물론 보고를 받겠으나 이사회에 참여하고 안하고는 의사결정에 많은 차이가 있을 거라고 본다. 경제도 위기상황인 만큼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도 최근 여러 차례 책임경영 의지를 내비쳤다. 이 회장은 지난 10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와 만난 자리에서 "2020년 대국민발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고 위원회의 활동 방향인 공정하고 투명한 준법 경영, ESG 경영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점도 주목된다.

이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에 대해 "국내 주요 그룹에 미등기 회장 사례가 적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권한과 책임은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단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책임경영이 필요한 점은 인정하나 이 회장이 아직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만큼 내년 3월 이사회 복귀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재판을 받고 있다. 매주 목요일에는 부당 합병 혐의 재판, 3주 간격으로 금요일에는 분식회계 의혹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얼마 전 특별사면에서 이 회장이 복권됐으나 아직 사법리스크가 해소된 건 아닌 만큼 좀 더 미등기이사 신분을 유지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장에 취임한 상황에서 등기이사에 선임됐다가 다시 미등기이사가 된다면 그것이 또 삼성의 리스크가 된다"며 "최종적으로 사법리스크가 종료될 때까지는 미등기이사 신분을 유지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이 부회장이 일반적인 전문 경영인이 아닌 지배주주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배 대주주와 전문 경영인을 구분해서 봐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전문경영인이라면 사법리스크를 안고 등기이사에 임명하는 것이 위험하다. 단 이 회장의 경우 오너인 지배대주주에 속한다. 이 경우에는 그에 맞는 권한과 책임을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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