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청 "원칙상 공유지분 소유자 중 1명에게만 입주권 인정"주민 "건축허가·분양 다 따로 한 '별개주택'···등기가 잘못 된 것"서울시 등 상위기관 유권해석 따라 희비 갈릴 듯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아현1구역은 최근 관할지자체인 마포구청과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마포구는 기존 도시정비(재개발‧재건축) 관련법에 따라 공유지분소유자의 경우 지분소유자 중 1명에게만 입주권을 줘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주민들은 1980년대에 건축과 분양과정에서 엄연히 각자 가구로 나누어서 진행됐기 때문에 독자적인 소유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현1구역은 마포구 아현동 699번지 일대 10만5609㎡로 올해 8월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됐다. 2003년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아현1-1과 아현1-2를 아우른다. 지하철 2·5호선 충정로역이 가까운 데다 도심과의 거리도 가까워 강북 재개발 사업지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입지다. 영화 '기생충'의 배경이 되는 '돼지슈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주민들은 구역 내 지분소유 방식으로 소유권이 쪼개진 주택 중 700여 채는 실제론 공유지분주택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지어질 때부터 각자 별개의 주택으로 지었고 매매 등 재산권 행사도 따로 하는 등 소유권이 명확히 나뉘어 있다는 것.
아현1구역 주민 A씨는 "아현1구역은 1980년대에 주택을 새로 지으면서 경사면에 지은 탓에 실제론 외부에 별도의 입구와 통로가 있는데도 공부(公簿) 상엔 지하(지하실 내지 지하주차장 등)로 등록해야하는 집이 많았다. 당시엔 지하층을 분양받은 사람들의 지상권과 소유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지상부 주택의 공유지분자로 등기를 했던 것"이라면서 "당시 구청의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구분소유자가 공유지분자가 돼버린 것인데, 이제 와서 입주권을 줄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마포구청에선 조례의 내용을 넘어서서 입주권을 인정하는 것은 권한을 벗어난 일이라는 입장이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SH가 주민설명회 당시 공유지분자들도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이로 인한 혼란 방지차원에서 원칙을 설명한 것"이라면서 "현재 법률과 서울시 조례 등엔 (오기로 인한 공유지분에 대한 입주권 부여) 관련 내용이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상위기관인 서울시나 국토교통부의 유권해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유정훈 법무법인 산우 변호사는 "공유지분자에게 입주권을 인정한다면 어느 시점까지 인정할 것인지, 이를 통해 등기를 현 실태에 맞게 바로잡을 것인지, 단순히 입주권을 인정할 것인지 등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면서 "결국 상위 기관인 서울시 등의 유권해석을 받고 지자체에서 유권해석에 따라 검토를 해봐야 결론이 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오류로 공유지분자가 된 사람과 일명 '지분쪼개기'를 통해 공유지분을 획득한 사람의 구별이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주민들의 주장대로 원래 구분소유로 건축과 분양을 받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려면 당시 기록을 찾아내야 하는데, 이 모든 절차와 증명과정에 대한 책임이 각 개인에게 있어 쉽지 많은 않다"면서 "결국 증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오기로 인한 공유지분소유자와 지분쪼개기를 구분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공공재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기관이 사업시행자가 돼 진행하는 주택개발 사업이다. 공공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면 이미 조합이 설립된 곳은 조합과 공기관이 공동시행으로 사업을 진행하거나, 조합을 해산하고 공기관이 단독시행 할 수 있다. 조합이 아직 설립되지 않은 곳은 LH나 SH가 시행하고 주민들은 '주민대표회의'를 결성해 시공사 선정 등에 대한 권리를 얻는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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