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도시정비 3위 휩쓸었지만···주택<해외 비중 확대키로국제유가 안정 흐름 전망에 중동 산유국, 신사업에 호의적이미 이라크·나이지리아 등 발주키도···제2중동붐 기대감↑중흥과는 베트남 신도시개발 밑그림, 그룹도 수주 지원키로
건설사들이 작년 들어 급격하게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 축소로 도시정비사업을 포함한 국내 주택사업에 대한 수주 전략에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에는 도시정비사업 수주고를 넉넉히 채웠지만 당분간은 이전과 다르게 다소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작이다. 대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얼어붙었던 해외수주 사업이 강달러와 고유가 등으로 침체기에서 벗어나자 국내 대신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10대 건설사 중 하나인 대우건설 역시 이러한 변화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작년 도시정비에서 5조2716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하며 전체 건설사 중 3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최대어였던 서울 용산 한남2구역 재개발을 수주한 영향이 가장 컸으며 이를 비롯해 경기수원 두산우성한신아파트 리모델링, 서울강동 삼익파크아파트 재건축 등 15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또 이는 창사 이래 첫 '5조 클럽' 달성이며 '주택전문가'로 알려진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985년 공채로 입사한 백정완 사장은 35년간 '대우맨'으로 주택사업본부장, 리스크관리본부장, 주택건축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주택시장에 강점을 보여왔던 백정완 사장도 올해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국내 주택사업보다은 해외 수주에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해외에서 양질의 프로젝트를 수주한다면 회사는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든든한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미 대우건설은 작년부터 이라크와 나이지리아, 베트남 등에 해외에서도 양질의 프로젝트를 계약했다. 작년 국제유가 상승으로 중동 산유국들이 신사업에 호의적인 태도로 바뀐 영향이다. 특히 대우건설은 이미 이라크에 5조원대의 대형 프로젝트들을 수주하면서 벌써부터 '제2의 중동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라크정부가 추진 중인 '알포 신항만 프로젝트'와 더불어 작년 한 해 동안 △컨테이너터미널 안벽공사 △컨테이너터미널 준설·매립공사 △알포-움카스르 연결도로 △항만 주운수로 △코르 알 주바이르 침매터널 본공사 등 5건의 신항만 후속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내는데 성공했다. 이 중 알포 신항만 사업에서만 총 37억8000만달러(한화 5조1000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또다른 해외 수주 텃밭으로 알려진 나이지리아 시장에도 공략했다. 백정완 사장은 작년 6월 나이지리아를 전격 방문했는데 수도 아부자에 위치한 와리정유화학(WRPC) 본사에서 '와리 정유시설 긴급 보수공사' 낙찰통지서에 증인 자격으로 서명하기 위함이었다. 해당 프로젝트의 공사비는 한화로 약 6404억원이었다. 이를 계기로 대우건설은 작년 10월 나이지리아 정유시설 보수 공사에 대해 추가 수주했는데 해당 프로젝트명은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보수공사'였다.
올해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타 국가로의 진출 가능성에 기대하는 눈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그간 산유국들은 코로나 때문에 신규사업에 대한 여력이 없었지만 작년부터 유가가 올라서 산유국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재정 확충에 성공, 즉 신규투자 시기가 됐다. 때문에 해외수주는 작년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반면 주택사업 같은 경우에는 거시경제 등 큰 흐름에서 볼 때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비중을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제유가는 해외건설업계의 핵심 수주 지역인 중동 산유국의 재정 여력을 뒷받침해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의 발주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유가 상승은 작년부터 반등하기 시적했는데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위축이 예상만큼 크지 않았던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와 UAE 석유 시설 드론 공격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수요를 부채질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고유가는 해외건설업계에 긍정적 요인으로 여겨진다. 올해 역시 국제유가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중동 주요 국가들이 최근 탈석유 시대를 대비해 스마트신도시 개발, 신재생에너지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기대감을 더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과거에도 국내 건설사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올 때마다 이 위기를 해외 시장에서 타파한 전례가 있기도 하다. 지난 2010년에도 금융위기 직후로 국내 주택시장이 휘청이던 시기였는데 당시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새 먹거리를 찾으며 고군분투 해왔는데 실제 2014년까지 매년 600억~700억달러 수주고를 올리며 이 난제를 해결해왔다.
대우건설은 중동 산유국뿐만 아니라 모회사인 중흥과의 협업을 통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움직일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베트남에 최초로 투자한 한국 기업인데다 이미 작년에도 3000억원 규모 베트남 복합 개발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이 사업은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 B3CC1 블록 부지에 오피스와 호텔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도시개발사업에 강점이 있는 중흥건설과 협업에 베트남과 필리핀 등 신도시 개발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라며 "중흥건설은 도시를 만들고 인프라를 계획하는 등 관련 노하우를 국내에서 많이 쌓았기 때문에 이러한 경험들을 살려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흥건설은 전남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신대배후단지를 시공한 적이 있는데 이는 도시개발사업의 모범사례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도 대우건설의 해외수주 사업에 적극 지원키로 했다. 국내 건설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해외 수주 확대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기위한 차원이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기존 선점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시장에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도시정비 수주 전략과 관련해서는 "서울 및 수도권 핵심지역에서 우량사업지를 선별적으로 수주에 나설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yoon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