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애플, 자체 디스플레이 제작"애플워치·아이폰·맥 등으로 사용처 확대中 BOE는 아이폰 OLED 물량 싹쓸이 전망시장 지배력 약화···"신기술 개발 꼭 필요"
12일 블룸버그통신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르면 2024년부터 삼성·LG디스플레이가 아닌 자체 제작한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기로 했다. 디스플레이는 외부 공급업체를 통해 생산하고 내년 말 애플워치를 시작으로 아이폰, 맥북, 아이맥 등으로 사용처를 확대할 것이라는 게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애플은 2014년부터 관련 사업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협력사와 결별을 선택하며 IT 제품에 쓰이는 여러 부품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PC와 노트북 등에 쓰이는 'M 시리즈'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바이오닉 시리즈 등이다. 특히 지난 2020년 처음으로 등장한 애플 시스템온칩(SoC) M1은 2006년부터 14년 동안 파트너로 함께 해온 인텔과 이별을 알리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애플의 결단으로 디스플레이 기업에 악재가 발생한 가운데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DSCC가 집계한 삼성디스플레이의 2022년 아이폰14 패널 점유율은 74%로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16%)와 비교해 60% 가까이 차이가 난다. 더군다나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인 BOE가 아이폰용 패널을 지배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애플 전문가로 유명한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의 궈밍치 연구원은 지난주 "BOE가 아이폰15 및 15 플러스 물량의 70%를 공급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은 30%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기본·플러스 모델과 하이앤드급인 프로·프로 맥스 모델로 스마트폰 등급을 나누는 데 궈밍치 연구원 전망대로라면 BOE는 기본 모델 물량을 싹쓸이하는 셈이다.
이어 궈밍치 연구원은 "BOE는 올해 경기 침체 영향을 받더라도 70~100%의 높은 성장을 쉽게 달성할 것"이라며 "2024년엔 하이앤드 아이폰용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OLED 출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아이폰 LTPO 물량은 2~30%, 저가형은 약 70%의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어 아이폰의 최대 디스플레이 공급업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폰 화면 전환 속도가 높아지려면 주사율(1초당 재생할 수 있는 이미지 수)을 키워야 하는데 이럴 경우 전력 소모량이 빨라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다만 LTPO OLED를 적용되면 누설전류를 막아줘 전체 소비전력을 낮출 수 있다. 아이폰14 기본 모델 주사율은 60㎐, 프로급은 120㎐를 지원하는데 현재 애플은 프로급 모델에 쓰이는 LTPO OLED를 주로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을 장악한 중국은 OLED에도 동일한 전략을 적용하며 국내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은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고 공장가동률만 유지하면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 등을 지원받아 세계 시장에 LCD 패널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었다. 이에 국내 기업의 LCD 점유율은 10% 수준까지 추락한 상태다.
문대규 순천향대 디스플레이학과 교수는 "BOE가 LTPO OLED를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며 "고객사는 BOE가 생산한 디스플레이의 품질과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의 점유율이 하락할 수 있어 폴더블 등 차세대 신기술을 개발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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