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Q EBITDA 588억, 전년 대비 반토막 전방산업 수요 부진·원자재 가격 하락 발목 차입금의존도 33.1% 등 재무구조 악화 흐름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비앤지스틸의 작년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은 98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간(6323억원) 대비 56.4% 증가한 수준으로, 2021년 한 해 성적(8557억원)도 훌쩍 넘겼다.
지난 10년여간 현대비앤지스틸 매출은 6000억~8000억원대를 유지했으나, 작년 2월 현대제철 스테인리스 사업의 영업자산 양수를 계기로 수익 기반을 확충했다. 소재구매·판매 일원화 작업을 거치면서 스테인리스 냉연 내수 시장 점유율은 2021년 24%에서 작년 3분기말 33%로 증가했다.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현대자동차그룹 내 STS사업을 일원화해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고 전했다.
외형 성장과 달리 수익성은 뒷걸음질쳤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63억원으로 전년 동기간(681억원)보다 32.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누적 순이익은 52.5% 줄어든 261억원이다. 분기 기준으로는 161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작년 상반기까지 안정적 이익 창출력을 보였으나, 같은 해 3분기 수요 부진 속 니켈 가격 급락, 불리한 환율 조건이 발목을 잡았다.
이는 에비타(EBITDA·상각전 영업이익)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작년 9월 말 현대비앤지스틸의 연결기준 에비타는 588억원으로 전년 동기(802억원) 대비 26.7% 줄었다. 2021년 말(1058억원)과 비교하면 470억원 감소한 금액이다.
에비타는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지난 2016~2019년 현대비앤지스틸의 에비타는 500억원대에 머물렀으나, 이듬해 소폭 줄어든 뒤 1년 만에 1000억원대에 진입했다.
재무지표도 눈에 띄게 악화됐다. 최근 4년 간 50%대를 지켜오던 부채비율은 작년 3분기 80.8%로 집계됐다. 차입금 의존도는 2021년 말 18.1%에서 작년 3분기 말 33.1%로 15%포인트 증가했다. 통상 차입금 의존도는 30% 미만일 경우 재무건전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현대비앤지스틸의 총 차입금은 작년 9월 말 기준 3121억원으로 2021년 말(1395억원) 대비 123.8% 급증했다. 구체적으로 1년 내 상환해야하는 단기차입금 위주로 차입을 확대했다. 2021년 말 단기차입금은 21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3분기 1081억원으로 1060억원 가량 늘었다. 이 기간 총 차입금 중 단기차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서 34.6%로 증가했다.
지난해 현대비앤지스틸은 현대제철 STS 사업 양수대금(1021억원) 및 신사업 지분 투자(765억원) 등으로 단기자금소요가 확대됐으나, 재무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다. 현대비앤지스틸이 수년간 양호한 에비타 창출을 바탕으로 제반 자금소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해왔다는 것이 신용평가기관들의 진단이다.
이들 기관은 "단기적으로 재무 부담이 증가하겠지만 보유 유동성과 영업현금흐름안에서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운전자본부담의 점진적인 완화와 개선된 이익창출력을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전방산업 수요 부진, 니켈 등 원재료 가격 등락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커지면서 본격적인 이익 개선 시점은 상당시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경기침체를 유도할 정도의 강력한 긴축 정책을 시행했고, 이는 스테인리스 주요 수요산업 경기 부진을 야기하며 스테인리스 수요를 위축시켰다"며 "불리한 경영 환경에서도 수익성 위주의 경영활동 및 시장점유율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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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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