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낮춘 특례보금자리론···부동산시장 활성화 마중물 될까

"은행보다 비싸다" 논란에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0.5%↓

"소득 따지지 않는 연 4%대 금리 조건 시장에 긍정적"

"내집 마련 문턱 낮추는 효과...거래량 반등 기대해도"

"중도상환 수수료 없어 차후 다른 상품 갈아탈 수 있어"

아파트, 물가, 주택, 재개발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하면서 금리 경쟁력 논란에 휩싸였던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결국 0.5%포인트(p) 인하된다. 이러한 결정이 부동산 시장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는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일반형 4.25~4.55%, 우대형 4.15~4.45%로 낮춰 오는 30일 출시할 계획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주금공이 안심전환대출과 적격대출을 통합해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상품이다. 주택가격 9억원 이하인 경우 소득 제한 없이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당초 주금공은 일반형은 4.75~5.05%, 우대형은 4.65~4.95% 의 금리를 적용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출시 나흘을 앞두고 전날 금리 0.5%포인트 인하를 발표했다.

이는 최근 은행권의 잇단 대출금리 인하로 시중 대출금리도 최저 4%대로 떨어지면서 수십년 간 대출금리가 고정되는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조치로 소득을 따지지 않는 연 4%대 금리 조건은 시장에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소장은 "부동산 매수 심리가 살아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실수요자에게는 내 집 마련의 대출 문턱을 낮추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전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그동안 보유 자금이 적어 매수를 결정하기 어려웠던 실수요층을 중심으로 특례보금자리론 관련 문의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서울은 물론 이외 지역에 쌓여있는 9억원 이하 매물 거래 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특례보금자리론 0.5% 인하는 시장상황에 맞춰 충분히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높은 금리 때문에 불확실성이 있었는데 금리인하로 위험부담이 많이 경감돼 수요자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송 대표는 "몇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의 금리이지만 당장 내집 마련을 해야하는 실수요자 중 DSR에 관계없이 돈을 빌릴 수 있고, 이용하다가 다른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주금공은 기존 대출을 특례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타고자 하는 차주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존 대출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한다. 즉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하다가 중도에 상환하는 경우에도 중도상환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금리 상승이 이어진다면 1년 후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더라도 현재 조정된 금리로 인해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하는 것이 실수요자 입장에서 더 이득이다. 반대로 시중금리가 낮아지게 된다면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역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국고채 5년물과 주택저당증권(MBS) 금리차, 기타 비용을 감안해 한 달 단위로 조정된다. 그만큼 시장금리가 낮아질 경우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또한 하향 조정된다.

한편 특례보금자리론은 오는 30일 오전 9시부터 HF공사 홈페이지 또는 스마트주택금융 앱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아울러 온라인 대출 신청이 어려운 경우에는 SC제일은행 창구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다만 이 경우 아낌e 금리할인은 적용되지 않는다.

최준우 주금공 사장은 "출시 계획 발표 이후 국고채 금리 하락 등에 따른 주택저당증권(MBS) 조달비용 인하 분을 반영해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며 "금리 상승기에 더 많은 서민·실수요자분들이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해 주거비용부담을 낮출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