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중앙고등법원 제1-1형사부 2심 선고"檢이 주장한 허위보고는 객관적 증거 불충분""이 사건의 가치평가행위 규정 없어 처벌 불가"
서울중앙고등법원(제1-1형사부)은 3일 2심 선고공판에서 검사측의 피고인에 대한 항소를 기각했다.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명과 FI 측 임원 2명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주장한 어피너티와 안진회계법 사이의 '풋옵션 가격을 부풀려 이득을 취할 목적의 공모'와 '허위보고' 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우선 재판부는 안진회계사들이 의뢰인인 어피너티의 풋옵션 가격을 산정하는 등 '허위보고'를 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선 객관적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어피너티와 안진회계법인 사이에 오간 대화들로는 (풋옵션 가격 산정이)안진회계사들의 전문가적 판단 없이 오로지 어피너티의 일방적 지시에 의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원심의 허위 보고와 관련된 판단은 맞다"고 밝혔다.
풋옵션 가격 산정 결과에 대한 부문에서는 법규로 정한 사항이 없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단이 나왔다.
재판부는 "한국공인회계사 인증 업무 체계에 의하면 이 사건의 핵심인 가치평가는 별도로 정한 규정을 두지 않는 공인회계사의 비인증 업무에 해당한다"며 "또 금융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본 재판에서의 기업가치평가는 '사적 계약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규정이나 감독 대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안진회계법인이 부정하게 풋옵션 가격 평가를 해주고 금품을 수수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는 "부정 청탁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한 원심은 적절하다"며 "2심에서는 부정청탁에 따른 금품 수수에 관련한 22조 4항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분쟁은 지난 2018년 10월 어피너티컨소시엄이 신 회장에게 풋옵션을 요구했지만 신 회장이 가격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앞서 2012년 9월 신 회장은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로부터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5000원에 인수할 당시 교보생명이 3년 내 상장하지 않으면 주식 매수를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을 걸었다.
문제는 어피너티컨소시엄이 산출한 교보생명 1주당 풋옵션 가격은 40만9912원인 반면 교보생명은 자사 주식 가치를 주당 20만원대로 보면서 양측이 생각하는 가격 차이에서 발생했다. 양측은 의견차를 좁힐 수 없었고 교보생명은 지난 2021년 4월 어피너티와 안진회계법인이 풋옵션 가격을 부풀려 이득을 취할 목적의 공모가 있었다며 어피너티 컨소시엄과 회계법인 관계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안진회계사들이 어피너티 컨소시엄의 풋옵션 청구 과정에서 주식 가치를 부풀려 평가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당시 검찰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 1년~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1심 재판부는 피고인 어피너티와 안진회계법인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교보생명은 또 다시 항소에 나서면서 지난해 5월 1차 공판을 시작으로 양측의 법정 공방이 재개됐다. 하지만 이날 2심 역시 원심의 판단을 받아들이면서 '혐의 없음'으로 결론났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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