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비중 SK 75%, 삼성 56.3%, LG 36.4%사외이사 이사회 의장도 SK 65% 가장 많아삼성 43.8%, LG그룹 이노텍·헬로비전 두 곳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필수가 된 가운데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삼성, SK, LG그룹 상장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전히 절반가량의 상장사에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는 기업지배구조의 핵심지표 준수 사항 중 하나다. 자산 규모 1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의 공시 의무인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는 이사회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를 권고하고 있으며 준수 여부를 항목으로 제시해 판단하고 있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은 권력이 집중되지 않도록 견제하는 것"이라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대표이사 권한을 견제하도록 한 것인데 권고사항이다보니 아직 다수 기업들이 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사회 중심 경영 내세운 SK '가장 우수'
3개 그룹의 상장 계열사를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 가장 적극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는 곳은 SK그룹으로 조사됐다. SK그룹은 20개 상장사 가운데 5곳을 제외하고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됐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곳은 ▲인크로스 ▲나노엔텍▲드림어스컴퍼니 ▲에스엠코어 ▲SK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SK리츠) 등이다.
SK그룹은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에도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개 계열사 가운데 13곳(65%)에서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 자리에 올랐다. 주요 계열사인 지주회사 SK,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스퀘어, SK텔레콤 등은 모두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의장 자리를 맡겼다.
이사회 중심 경영은 최태원 SK 회장의 의지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SK의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를 평가·보상하고,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하거나 중장기 성장전략을 검토하는 실질적 권한을 부여했다.
실제로 일부 SK 계열사 이사회에서는 이사진의 반대로 안건심의 과정에서 부결, 보류되는 사례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사회 안건이 부결되고 이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투명성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며 "주주들에게 이사회가 책임 있게 운영된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2곳 뿐인 LG 삼성도 43.8%
삼성의 경우 16개 상장사 가운데 9곳(56.3%)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됐다. 지배구조에 좀 더 민감한 금융 계열사 4곳의 경우 모두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삼성전자도 2020년부터 이사회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해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있다. 현재는 김한조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이사회 운영과 의사 결정 효율성을 이유로 여전히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경우도 다수 발견됐다.
호텔신라의 경우 총수 일가인 이부진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삼성SDS,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도 이사회 전략적 운영을 이유로 대표이사가 이사회 운영 키를 쥐고 있었다.
11개 상장사를 보유한 LG그룹은 세 곳 중 가장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가 미흡한 곳으로 조사됐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된 곳은 4곳(36.4%)에 불과했으며 이 중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은 곳은 2곳(18.2%) 뿐이었다. LG이노텍과 LG헬로비전은 지난해 3월 LG 계열사 중 처음으로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을 선임했다.
이 외 LG전자는 기타비상무이사인 권봉석 LG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방식을 택했으며 로보스타도 기타비상무이사인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 원장을 이사회 의장에 앉혔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는 LG 계열사들은 그 이유로 '효율성'과 '풍부한 경험' 등을 내세웠다.
송민경 한국ESG기준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사회는 의사결정을 하기도 하지만 업무의 집행을 감독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CEO가 이사회 의장이 될 경우 경영감독 기능이 취약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사회가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이자 독립적인 경영 감독 기구로서 제 역할을 다 하려면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향후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문제는 시장의 무언의 압력들이 점차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속도감 있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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