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주가, 이틀간 5~9%대 하락세은행 경영 관련 윤석열 대통령 발언 후 급락증권가 "장기적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 주목"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전일 대비 100원(0.23%) 오른 4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KB금융(-1.19%)과 신한지주(-0.39%), 우리금융지주(-0.57%) 등도 내림세를 보였고, BNK금융지주(-1.18%)도 하락마감했다.
은행주는 최근 발표된 지난해 경영 실적의 호조와 배당 확대에 힘입어 10~15%대의 상승세를 보였으나 지난 이틀동안 연속 크게 하락하며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하나금융지주는 2거래일 동안 9.83% 내리면서 주가가 4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같은기간 KB금융은 9.07%, 신한지주는 6.86%, 우리금융지주는 5.88% 하락하는 등 4대 금융지주는 5~9%대 하락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전날 4대 금융지주에 대해 약 518억원을 순매도 했으며 기관도 주요 은행주를 대부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주들의 주가 급락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공재', '돈잔치' 발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금융 분야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다"며 "과점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은행의 고금리로 인해 국민들의 고통이 크다"며 "은행 수익을 상생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은행권의 성과급 지급을 '돈잔치'라고 빗대 비판하면서 은행의 사회적 역할의 수행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따라 금융당국도 발 빠르게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임원 회의에서 5대 은행에 대한 고액 성과급 지급을 지적하고 과점 체제를 완전 경쟁 체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은행권은 은행연합회를 통해 10조원+α 규모의 상생금융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시중은행들은 모바일 뱅킹 등 수수료를 면제하고 가산금리를 인하해 대출금리 부담를 낮추고 있다. 현재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올해 초 8%대에서 연 4.92~6.89%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윤 대통령의 발언 여파에 은행주는 배당 기대감도 줄어들었다. 은행주는 연초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의 배당 확대 요구에 따라 주가가 치솟았으나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향후 은행권의 배당성향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 흐름에 먹구름으로 작용했다.
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자율성은 보장하지만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주주 이외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해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은행에 대한 공공재 발언에 더해 금감원도 은행의 공적인 역할을 재차 강조하면서 규제 우려가 이어졌다"며" "이에 따라 은행주가 조정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의 공익성 역할이 강조되는 등 규제 우려는 여전히 있지만, 주주환원율 확대가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매수세를 유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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