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배송으로 패러다 바꾼 쿠팡, 네이버 도착일 보장으로 '맞불'CJ대한통운 손잡고 물류 경쟁력↑···네이버는 '데이터 솔루션' 맡아아직까진 쿠팡 편의성 더 높아···업계 "상품 다양성 확보가 관건"
네이버는 도착보장 서비스 솔루션 공개 이후 CJ대한통운과 함께 빠른 배송 서비스를 중심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서비스를 정식 론칭했다. 도착보장 서비스는 이제 2달 반을 맞았다.
론칭한 지 몇 달이 지난 이 서비스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CJ제일제당이 네이버 도착보장관에서 '햇반 기획전'을 열면서다.
지난해 말 쿠팡과 CJ제일제당이 마진율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쿠팡은 햇반, 비비고 만두 등 CJ제일제당의 핵심 제품에 대한 발주를 중단했다. 현재 소비자들은 쿠팡 로켓배송으로 햇반과 비비고 만두 등을 구매할 수 없는 상태다. 이 틈을 타 네이버는 '햇반, 네이버는 내일 도착'이라는 문구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네이버 도착보장은 쿠팡과 달리 네이버가 '직접배송'하는 형태가 아니다. 쿠팡 물류의 핵심은 유통, 배송 과정을 줄였다는 데 있다. 제조사 제품을 직매입해 쿠팡 물류센터에 보관하고 이를 직접 배송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전국 30개 지역에 있는 100개 이상의 물류 인프라가 쿠팡의 로켓배송을 가능케 했다.
직매입은 효율성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 가격이나 물류를 플랫폼이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량의 직매입 상품을 보관하기 위한 대형 물류센터를 운영해야 해 비용 부담이 막대하다.
네이버의 경우에는 CJ대한통운과 손을 잡음으로써 비용 부담을 줄였다. 네이버는 '플랫폼'이다. 유통 기업, 물류 기업이 아니라 물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물류회사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네이버는 무엇을 담당할까?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네이버는 IT 기술 역량이 뛰어나다. 네이버의 기술을 통해 브랜드가 직접 갖기 어려웠던 물류, 판매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도착보장 솔루션의 핵심이다.
도착보장 솔루션은 네이버의 기술을 통해 주문 데이터, 물류사 재고, 택배사 배송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높은 정확도의 도착일을 보장한다. 브랜드들은 솔루션 사용 유무부터 상품 구성, 판매 기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네이버는 브랜드들이 광고(브랜드패키지), 데이터분석(브랜드 애널리틱스 플러스), 라이브 커머스(쇼핑라이브), 마케팅 및 판매(버티컬 전용관)등 네이버의 다양한 솔루션들과 결합해 보다 입체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아직까진 소비자가 체감하기에 쿠팡의 편의성이 더욱 높다. 인지도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도착보장은 대개 주문일+1일 도착을 보장하는데, 토요일 주문 시에는 주문일+2일 배송이 기본이다. 토요일에 주문해도 일요일에 도착하는 쿠팡에 비교했을 때 '빠른 배송' 측면에서는 열위다. 게다가 SSG닷컴의 '쓱배송'은 세부적으로 시간대까지 정할 수 있다.
지난 11일 기자가 네이버 도착보장을 이용해 주문한 제품은 13일 오후 3시 40분께 도착했다. 쿠팡으로 12일 오후 8시 30분에 주문한 제품이 13일 오전 5시 30분께 도착한 것보다 늦었다는 점에서 쿠팡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네이버 도착보장의 경우 '안정적으로 상품의 도착을 보장'한다는 데 방점이 찍혀있다. 쿠팡은 '빠른 배송'을 내세운다. 서비스 이름이 각각 '도착보장', '로켓배송'인 점에서도 이 같은 차이가 드러난다.
유통업계는 네이버를 쿠팡보다는 지마켓, 11번가 같은 플랫폼과 비교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본다. 네이버가 직매입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네이버에서 도착보장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도 이는 네이버와 제휴를 맺은 업체가 배송 하는 것일 뿐 네이버가 직매입해 배송하는 형태가 아니다.
어찌 됐든 네이버 입장에서는 도착보장 서비스로 얻을 수 있는 게 더 많아 보인다. 솔루션 제공으로 입점 업체를 끌어들이기에도 유리한 데다, 플랫폼 이용자들에게는 네이버도 다음날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들이 부가적으로 네이버 광고 등을 이용할수록 네이버에 돌아가는 수익도 늘어난다.
네이버가 도착배송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기 위해선 상품을 다양화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장바구니라는 게 특정 품목에 한정되면 안 된다"라며 "폭넓은 먹거리, 폭넓은 상품이 있어야 하는데 다양성 측면에서는 아직"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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