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후 매년 판매 급감···지난해 10만대 밑돌아중국 판매 전기차 1종뿐···EV6‧EV5‧EV9 출격 대기전문가 "로컬브랜드 경쟁력 높아져"···'차별화'가 관건
2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전날 중국 상해 E-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기아 EV 데이'에서 준중형 전기 SUV인 '콘셉트 EV5'를 공개했다. 이날 기아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에서 강한 재도약 의지를 내비쳤다. 올해 6월 전용 전기차 EV6를 중국에 내놓는 기아는 11월쯤 EV5의 양산차(코드명 OV)까지 출시해 전기차 라인업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이날 송호성 기아 사장은 "올해는 중국에서 EV6와 EV5를, 내년에는 기아 플래그십 SUV EV인 EV9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가장 빠르고 혁신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기아의 성공은 기아 글로벌 전략의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기아는 최첨단의 기술과 다양한 감성적 요소를 결합한 혁신적인 전기차 모델과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보유하고 있다"며 "높은 기대치를 가진 중국 고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전기차 시장 최고의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이지만 기아의 판매량은 2017년 '한한령' 이후 매년 쪼그라들었다. 기아에 따르면 2016년 65만7000대였던 중국 판매량은 2017년 39만5000대로 급감했고, 2018년 35만8000대까지 내려앉았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면서 판매량이 더욱 가파르게 감소했다. 기아의 중국시장 판매량은 2020년 22만4000대, 2021년 15만4000대에 이어 지난해엔 9만5000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기아의 지난해 중국시장 점유율은 0.4%로, 전년(0.6%) 대비 0.2%p 줄었다. 중국의 전체 자동차 시장(2130만대)이 7.1%나 증가할 동안 기아의 판매량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기아의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합작법인인 장쑤위에다기아(강소열달기아기차유한공사)는 지난해 7059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아가 3664억원을 증자해 자본잠식은 피했지만 판매 부진 탓에 재무구조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기아가 중국시장에서 부진한 배경은 전기차 라인업 부재가 첫 손에 꼽힌다. 중국은 글로벌 1위 전기차 시장이지만, 현재 기아가 판매하는 전기차는 K3 EV 1종뿐이다. 기아가 중국에서 판매하는 차종은 스포티지, 카니발, 셀토스, 즈파오(현지 전략차종), 스토닉(현지명 이파오), K5, 페가스(현지 전략차종) 등 대부분 내연기관차에 머물러 있다.
또 그간 출시해왔던 중국시장 전략차종들이 차별화에 실패한 것도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2014년 K4, 2016년 KX7‧K2, 2017년 KX 크로스 등 꾸준히 선보였던 현지 전략차종들은 현재 단종된 상태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워낙 크기 때문에 기아 입장에선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간 중국에서 전기차 라인업이 약했다는 점에서 EV5는 점유율 회복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아가 성공적으로 반등하려면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현지 전략차종들이 앞으로 꾸준히 출시돼야 한다"며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로컬브랜드와 상품성 측면에서 차별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기아는 올해 EV6와 EV5를 시작으로 매년 전기차를 중국 시장에 출시해 2027년까지 6종의 전용 전기차 풀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선보이는 내연기관 신차들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 팔리는 글로벌 전략 모델(카니발‧스포티지)로 재편했다.
특히 기아의 중국 합작법인은 지난해 2월 국영기업인 장쑤위에다그룹이 둥펑자동차가 보유하고 있는 둥펑위에다기아 지분 25%를 인수하면서 양자 체제로 경영구조가 재편됐다. 지분구조가 단순해져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만큼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 수출 확대, 신차 출시 등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게 기아의 복안이다.
기아 관계자는 "지난해 장쑤위에다그룹의 지원과 기아의 주도로 새롭게 출범한 장쑤위에다기아는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내실있는 사업 추진을 바탕으로 반등을 이뤄낼 것"이라며 "EV6 출시로 중국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유능한 신규 딜러 영입 등 딜러 네트워크 개편을 통한 판매 경쟁력 강화로 판매 회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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