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애플페이 한국 서비스 8년만에 정식 오픈오전에만 17만 명 사용 등록···성공적 첫 행보향후 신세계·교통카드·NFC보급 확대 주력 전망
애플과 단독 협업으로 애플페이 국내 론칭에 성공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목소리는 밝았다.
애플코리아와 현대카드는 21일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 첫 도입 기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결제 가능 가맹점, 사용방법 등을 공개하고 애플페이의 국내 안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간 애플페이 도입을 위해 NFC단말기 무료 보급부터 당국과 협의 과정을 거친 정 부회장의 날들이 보상 받는 순간이었다. 애플페이를 기다렸던 아이폰 사용자들의 사용 등록이 오픈 아침부터 이어지면서 첫 발을 무사히 내디뎠다.
애플페이, 8년만에 국내 론칭 성공···하지만 숙제도 남았다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된 것은 지난 2014년 출시된 후 8년 만이다. 애플페이가 사용하는 결제 방식인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가 국내에선 보편화되지 않았고, 금융당국 역시 외국 결제망을 통해 결제 정보가 흘러간다는 점을 우려했다. 삼성페이로 이미 한국에서 범용됐던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 방식 간편결제가 가능했기 때문에 필요성이 반감된 영향도 있다.
하지만 현대카드와 정태영 부회장은 애플페이 국내 도입을 위한 행보를 8년간 이어왔다. 현대카드는 애플 본사와 애플페이 한국 도입 단독 카드사로서 이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정태영 부회장은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이사와 일년에도 몇 차례씩 미국 출장을 나서면서 이해 관계자간 이견을 조율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보급을 위한 NFC단말기 무상 제공과 관련해 지난 2019년 6월 'NFC와 같은 신기술을 활용한 간편결제 방식 개발 등 환경변화에 카드사가 적극 대응하기 위해 호환 단말기를 대형 가맹점에 무상 제공하는 경우 여전법이 규정한 '부당 보상금 제공'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금융당국 측 법령 해석을 회신했다. 이후에도 당국과 단말기 보급은 신기술을 위한 간편결제 인프라 확산 공익 목적과 호환된다는 취지의 논의를 거쳤다.
최종적으로 지난 2월 당국은 여신금융업법과 전자금융거래법 등 관련 법령과 그간의 법령해석 등을 고려한 결과 애플페이 국내 사용을 허가했다. 당시 당국은 수수료 비용을 고객이나 가맹점에 부담하게 하지 않아야 하며 고객의 귀책 없는 개인(신용)정보 도난, 유출 등으로 야기된 손해에 대해 책임을 지는 등 소비자 보호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공급에 대한 독점 계약을 진행했던 현대카드는 독점 운영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의 책임 소재를 고려해 독점권도 포기했다. 또한 국내 애플페이 결제 정보가 애플로 넘어가지 않는 방식을 적용한 결제 시스템을 마련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날 첫 선을 보인 애플페이는 아이폰 사용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당일 오전 10시 전후로 17만명의 사용자가 몰린 것이다. 정태영 부회장은 이를 두고 "경이로운 아침"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다만 애플페이 국내 연착륙을 위한 숙제는 남았다. 우선 신세계 유통망인 스타벅스, 이마트, 스타필드 등이 애플페이 사용처로 등록되지 않았다. 앞서 업계는 NFC 단말기 보급률이 비교적 높은 신세계그룹 가맹점을 애플페이 사용처로 확보하지 않고는 초기 집입 성공 확률이 떨어진다는 진단을 내놨다. 따라서 정태영 부회장은 이들과 손잡기 위한 협의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태영 부회장은 가맹점 사용처 확대와 관련해 "빠르게 사용처를 늘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교통카드 사업체와 이해관계도 풀어가야 한다. 현대카드는 국내 교통카드 사업자인 티머니, 캐시비 등과 애플코리아는 애플페이 교통카드 탑재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대중교통 인프라는 신용·체크카드 또는 선불형교통카드에 내장된 RF(Radio Frequency) 칩을 통해 카드번호로 결제 처리를 하는 반면 아이폰은 카드를 대체하는 토큰을 애플만 접근 가능한 'eSE'(embedded secure element)에 저장했다가 필요시에만 처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서다.
즉 애플페이 교통카드 기능 활성화를 위해선 버스에 설치된 단말기를 애플페이를 결제가 가능한 EMV 규격 단말기로 교체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이에 반해 교통카드 사업자가 애플페이를 수용해 얻을 수 있는 기대이익은 크지 않다. 이에 교통카드 사업자들은 애플에 애플페이 NFC 액세스 권한을 받아 단말기 교체 없이 애플페이를 결제를 가능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국과 협의 과정에서 애플과 독점 계약 권한을 포기한만큼 현대카드 자체의 MS(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발빠른 대안도 필요하다. 여기에는 초기 NFC단말기 보급률이 얼마나 빠르게 이뤄질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다만 현대카드 관계자는 "MS를 확대하는 것 역시 필요하지만 현재 기조는 속도보단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아이폰 유저들 "그래도 좋다"···애플페이 사용처·사용방법
애플페이는 아이폰, 애플워치, 아이패드, 맥에서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아이폰 지갑 앱(애플리케이션)에서 '+' 버튼을 누른뒤 안내 절차를 따라 사용하는 카드를 저장하면 된다. 현대카드(비자·마스터카드·체크카드) 이용자는 앱에서 보유한 카드를 애플페이에 추가하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단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는 불가하다.
가맹점에서 애플페이 결제 시 측면 버튼(Touch ID기기의 경우 홈 버튼)을 두 번 누른 뒤 아이폰 또는 애플워치를 결제 단말기 근처에 가까이 대면 비접촉식 결제가 이루어진다. 또한 아이폰, 아이패드 및 맥(Mac)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해, 배송 및 카드 정보를 매번 입력할 필요 없이 앱 또는 iOS 16의 사파리(Safari)를 포함한 써드파티 웹브라우저에서 더 빠르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 또 애플워치 앱 결제에도 사용할 수 있다.
모든 애플페이 구매는 페이스(Face) ID, 터치(Touch) ID 또는 기기 암호로 인증 후 결제된다. 고객이 애플페이를 이용할 때, 카드 번호는 애플 서버는 물론 개인 단말기에도 저장되지 않는다. 애플페이는 카드 번호가 아닌 고유의 기기 계정 번호(Device Account Number)를 생성한 후 암호화 과정을 거쳐 사용자의 단말기 내부 칩에 안전하게 저장한다. 해당 칩은 업계 표준 인증을 받은 보안 칩으로, 전자 결제 관련 금융업계 요구사항을 준수해 결제 관련 정보를 안전하게 저장하도록 설계됐다.
애플페이는 마트, 레스토랑, 카페, 편의점 등 다양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애플페이를 이용할 때에도 현대카드가 제공하는 리워드 및 혜택은 동일하며 해외에서도 즉시 사용 가능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제 현대카드 고객은 편리하고 안전한 애플페이를 전 세계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소비자들은 국내 대표 금융테크 기업 현대카드를 통해 애플페이를 가장 먼저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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