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공시대상기업집단 82개 지정10대 그룹 순위 변동, 포스코 5위 상승
공정거래위원회가 25일 발표한 2023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 결과에 따르면 10대 그룹 내 포스코와 롯데의 순위가 바뀌었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 순위는 그대로다.
포스코그룹의 자산총액은 지난해 96조3000억원에서 올해 132조1000억원으로 급증하면서 순위가 지난해 6위에서 5위로 한 단계 뛰었다. 반면 롯데그룹의 자산총액은 121조6000억원에서 129조7000억원으로 늘었지만 포스코에 밀리면서 6위로 내려앉았다.
공정위는 포스코그룹의 순위 상승을 두고 물적분할에 따른 자산 규모 재산정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3월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를 출범시키면서 지주사와 신설회사 포스코로 물적분할했다. 포스코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포스코의 주식가치 약 30조원이 자산으로 추가 산정된 게 이번 순위 변동에 영향을 미쳤다.
공정위는 내달 1일자로 82개 기업집단(소속회사 3076개)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대기업 및 계열사 수는 지난해(76개, 2886개) 대비 각각 6개, 190개 증가했다.
공정위는 "2차전지, 전기차 부품 등 신산업분야로의 진출에 따른 기업
집단의 성장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수가 증가했다"고 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신규 지정된 회사는 LX, 에코프로, 고려HC, 글로벌세아, DN, 한솔, 삼표, BGF 등 8곳이다. 특히 에코프로, 고려에이치씨, 글로벌세아, DN의 경우 전년 대비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 증가했다. 현대해상화재보험과 일진은 공시 대상에서 제외된다.
공정위는 또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 중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48개 집단(소속회사 2169개)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지난해(47개)와 비교하면 1개 늘었고, 소속회사 수는 지난해(2108개)보다 61개 증가했다.
LX그룹, 장금상선, 쿠팡 3개 사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시장 성장, 해운운임 상승 등에 따라 해운·온라인 유통 업종 주력 집단들의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상승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반면 교보생명보험과 두나무 2곳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전환됐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등의 평가금액 감소, 가상자산 시장의 위축에 따라 보험·가상자산 업종 주력 집단들의 순위가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KG그룹은 순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쌍용자동차 및 그 자회사를 인수해 자산총액 기준 지난해 71위에서 55위로 급상승했다.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 및 7개 종속회사(총 2조2800억원)를 인수함에 따라 기존 공시집단 일진은 자산총액이 2조8000억원으로 제외됐다.
또 아시아나항공을 한진그룹에 넘긴 금호아시아나와 한화그룹으로 편입되는 대우조선해양은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두 건은 현재 인수합병(M&A) 작업이 진행 중이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는 2021년 이후 급성장했으나 지난 3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포기하면서 자산총액 기준 5조원에 미달(4조8100억원)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대기업집단 중 1년 사이 계열사 수를 늘린 대표적인 기업은 카카오다. 카카오는 최근 SM엔터테인먼트의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30% 이상 최다출자자가 돼 계열 편입됐다. 그 과정에서 계열사 수는 122개에서 147개로 25개 늘었다. 자산 총액은 32조4000억원에서 34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대기업이 이름을 올린 게임사의 순위 하락도 두드러졌다. 국내 게임사 중에선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3곳만 포함됐다. 이중 넷마블은 올해 41위로 전년(35위)보다 6계단 내려앉았고, 넥슨은 43위(전년 39위)로 밀려났다. 크래프톤은 올해 자산총액 6조3548억원으로 전년(6조2916억원)보다 늘었지만 순위는 68위로 9계단 내려왔다. 엔씨소프트는 자산 총계 4조4376억원으로 올해도 대기업집단에 지정되지 않았다.
이밖에 작년 말 개정된 공정거래법 시행령이 시행됨에 따라 연속 지정된 총수 있는 64개 집단 친족 수는 약 49.3%(6555명→3325명) 감소했다. 친족범위 조정을 보면 개정 전 혈족 6촌·인척 4촌 이내에서 개정 후 혈족 4촌·인척 3촌 이내, 국내 계열회사 지분 1% 이상 보유한 혈족 5∼6촌·인척 4촌, 동일인이 인지한 혼인 외 출생자의 생부·생모로 각각 변동됐다.
공정위는 올해 대기업집단을 지정하면서 동일인, 배우자, 동일인 2세의 국적 현황을 공식적으로 파악했다. 총수 있는 72개 기업집단 중 동일인이 외국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OCI 뿐이었다. 이우현 OCI 회장은 미국 국적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우자가 외국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7개, 동일인 2세가 외국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16개(3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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