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쌍용건설 새 주인된 글로벌세아글로벌세아 겸직 김기명 대표 2년 연속 적자에군살 빼기 나서···현장부터 본사까지 예외 없어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건설의 지난해 매출은 1조5996억원으로 전년(1조4016억원) 대비 14.1%(1979억원) 늘었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지속했다. 2021년 1108억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지난해에도 -450억원으로 2연속 흑자전환에 실패한 것이다. 더욱이 지난 2020년 영업이익이 27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사실상 쌍용건설은 3년 연속으로 제대로 이익을 못 낸 셈이다. 당기순이익도 2021년 -1164억원, 지난해 -547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를 이어갔다.
쌍용건설 수익성이 급감한 이유는 원가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21년 매출원가는 1조4473억원으로 매출(1조4016억원)보다 많았다. 지난해 매출원가는 1조5576억원으로 매출보다 적긴 했지만 원가율은 97.3%에 달했다. 공사를 수주해도 원가 비중이 워낙 높아 판매비와 관리비 등 각종 비용을 고려하면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된 셈.
재무건전성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쌍용건설은 2021년 자본총계(1363억원)가 자본금(2449억원)보다 적어지며 부분 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자본총계는 1019억원으로 300억원 이상 감소하며 자본잠식률은 58.3%까지 치솟았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건설경기도 전혀 떠받쳐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 대규모 미분양사태는 물론 원자잿값 폭등 등으로 사업성이 심각하게 악화하고 있어서다. 해외시장 활로를 뚫어야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글로벌 은행발 금융위기로 리스크가 상존하며 성과를 장담하기도 쉽지 않다.
이는 김기명 대표가 회사 군살 빼기부터 시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쌍용건설 새 주인인 글로벌세아의 대표이사 사장도 겸하고 있는 김 대표는 사실상 3년 연속 적자가 나는 회사(쌍용건설)의 경우 실적 개선을 위해선 내부 군더기부터 제거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적자가 만연하는 회사의 경우 업황이 개선되더라도 경영의 신이 와도 만성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1980년대 쌍용그룹 소속으로 쌍용건설은 한 때 건설업계 7위까지 올랐지만, 옛 영광에 취해있다면 건설 명가 재건은 요원하다는 게 김 대표의 뜻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김 대표 의지에 따라 전사적으로 씀씀이부터 줄이고 있다. 본사는 물론 아파트 등 공사 사업장도 예외가 아니다. 쌍용건설이 국내외적으로 진행 중인 사업장이 70여 곳에 이르는데, 사업지마다 1억원씩만 비용을 줄여도 70억원을 아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계산이다. 현장 고용하는 인력도 필수 인력 위주로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도 진력을 다하고 있다. 일부 부서들이 쓰고 있는 사무실을 빼고 재배치하는 등 서울시 잠실동 본사 월세 비용 절감에 나서는가 하면 임원들이나 직원들이 활용하는 렌트카도 불요불급 순으로 구조조정 대상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들도 본부장급이지만 상무급으로 배치하면서 젊은 조직을 지향하면서 체급은 낮추는 기류가 감지된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 적자가 매년 쌓이다 보면 만성이 된다. 조직에 이런 분위기가 만연하게 되면 고질병이 되어 치료 자체가 어려워진다. 새 주인인 글로벌세아가 이런 점을 우려해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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