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중심 체질 개선 가속화포티투닷, 현대차그룹 미래 먹거리 핵심 역량 갖춰모빌리티 총괄하며 사내 영향력 커진 송창현 사장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현대차는 자회사 포티투닷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490만1910주를 추가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취득금액은 총 6323억4600만원이다. 이날 기아도 포티투닷 주식 326만7940주를 4215억6400만원에 추가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포티투닷에 추가로 쏟아붓는 자금은 1조539억1000만원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해 8월 자율주행기술 관련 스타트업인 포티투닷을 약 4500억원에 인수했다. 포티투닷은 지난 2019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인 송창현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현대차는 포티투닷 설립 초기부터 전략 투자를 통해 협력해오다 지분 전량을 사들여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현대차그룹이 포티투닷에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이유는 이 회사가 보유한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때문이다. 포티투닷은 자율주행·미래 모빌리티·로보틱스·에너지 등 미래 먹거리 창출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에 반드시 핵심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10월 정의선 회장이 취임한 이후 자율주행과 전동화 중심의 모빌리티 솔루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년 전 로봇 전문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것도 로봇공학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현대차그룹은 머지않은 미래에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모빌리티 디바이스와 서비스가 등장해 이동 산업의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를 설립해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용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적극 개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을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 체계로 조기 전환하고 글로벌 최고 수준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포티투닷 중심으로 자유롭고 민첩한 스타트업의 개발 문화를 융합해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를 신속하게 구축하겠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복안이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 인수에 앞서 지난 2021년 전사 모빌리티 기능을 총괄하는 TaaS본부를 신설하고 본부장에 송창현 사장을 임명했다. TaaS본부는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의 전략 수립부터 기획·개발·운영까지 전담하는 등 전사 모빌리티 기능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포티투닷이 주력으로 개발 중인 서비스는 도심형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인 '유모스(UMOS)'다.자율주행차와 드론, 무인배달 로봇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자율주행 이동수단을 하나로 통합해 수요응답형 자율주행 택시‧버스, 스마트 물류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특히 포티투닷은 2021년 11월 서울 상암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에서 여객 운송을 담당할 한정운수면허를 취득하고 서울시 자율주행 운송플랫폼 사업자(TAP!)로도 단독 선정됐다. 한정운수면허를 취득하고 운송플랫폼 사업자로 동시 선정된 건 당시 사업자 신청을 낸 자율주행 기술 기업 가운데 포티투닷이 유일하다.
포티투닷은 이미 지난해부터 서울 상암과 청계천에서 자율주행차를 운행하고 있다. 청계천을 달리는 전기차 기반의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는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를 혼합해 실시간으로 주변을 인식하며 달린다. 카메라 12대, 레이더 6대가 탑재됐고, 안전 요원을 제외한 최대 7명이 탑승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포티투닷은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모빌리티, 자율주행, 로보틱스, 컴퓨터 비전, 빅데이터 등 혁신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함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성과를 만들어 왔다"며 "포티투닷과 함께 모빌리티 서비스 및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유모스' 통해 새롭게 펼쳐질 다양한 가능성을 실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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