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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유통 황제, 이젠 쿠팡 김범석?

유통·바이오 채널

유통 황제, 이젠 쿠팡 김범석?

등록 2023.05.12 08:0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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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매출액 20% 증가·영업익은 1천억원대 흑자이마트 매출액 소폭 늘었지만 영업익 60.4% '뚝'엔데믹에도 유통업계 무게추 온라인으로 쏠려

유통 황제, 이젠 쿠팡 김범석? 기사의 사진

전통 유통 강자 이마트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쿠팡에 모두 뒤처지는 수모를 겪으며 '유통 황제' 자리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등극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유통업계 패권 경쟁도 더욱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마트는 연결기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137억원으로 전년 대비 60.4% 떨어졌다고 1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순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7조135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인 매출액 7조2405억원, 영업익 737억원을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할인점·트레이더스·전문점·SSG닷컴·G마켓·이마트24의 총매출액은 5조33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 감소했다.

이마트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신흥 유통 강자 쿠팡에 모두 밀렸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7조3990억원(58억53만달러·분기 환율 1275.58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362억원(1억677만달러)으로 3분기 연속 1000억원대 흑자를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1억달러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당기순이익은 1160억원(9085만달러)으로 집계됐다. 쿠팡은 지난해 1분기 각각 영업손실 2478억원, 당기순손실 2521억원를 기록했다.

쿠팡이 이마트를 완전히 제친 것을 두고 업계는 우선 유통업계의 무게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며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한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었는데, 이에 더해 쿠팡은 편의성과 잠금(Lock-in) 효과를 앞세워 소비자들을 묶어놓는 전략을 강력하게 펼친 것이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으로 접어든 후에도 이마트의 실적 회복이 더딘 것 또한 이를 방증한다. 소비자들은 이미 이커머스 플랫폼의 상품 구색이 대형마트나 창고형 할인점보다 더욱 풍부하고 저렴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클릭 몇 번으로 주문할 수 있을뿐더러 상품을 집 앞까지 배송해준다는 편의성도 쿠팡의 성장을 가속화했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도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업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11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1분기 쿠팡의 활성 고객(분기에 제품을 한 번이라도 구매한 고객)은 1901만명으로 전년 동기(1811만2000명) 대비 5%가량 늘어 1900만명을 돌파했다. 1인당 고객 매출은 38만9050원(305달러)로 8% 증가했다.

실제 김범석 쿠팡Inc 의장 또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 같은 점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고객 경험과 운영 효율화에 집중한 것이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 비결"이라며 "쿠팡이 유통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계속 성장하는 이유는 고객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제한된 상품군, 높은 가격과 매우 상반된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전통의 유통 강자로 본업은 모두 오프라인 기반이다. SSG닷컴과 G마켓을 앞세워 이커머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계열사 점포를 앞세운 오프라인 경험을 강화하는 것은 이마트의 '본업'과 '강점'이 오프라인에 있기 때문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최근 "온라인이 중요해진다고 오프라인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경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이마트 월계점 리뉴얼을 시작으로 체험 요소를 강화한 점포 리뉴얼을 지속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이마트는 올해 3월 연수점을 리뉴얼하고 오는 7월에는 킨텍스점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재개장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올해 10여개 점포 리뉴얼에 8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기존 신세계그룹 SSG닷컴·G마켓 온라인 통합 멤버십인 '스마일클럽' 강화도 오프라인과의 연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세계그룹은 다음 달 7일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론칭한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스마일클럽에 이마트·신세계백화점·스타벅스·신세계면세점 등 오프라인 핵심 계열사 혜택을 더한 새 유료 멤버십이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온라인과 오프라인를 넘나드는 유기적인 혜택을 선보이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유통업계 패권 싸움이 더욱 심화하는 가운데 이마트의 오프라인 매장, 멤버십 강화가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10년 전에 내놨던 전략과 현재의 전략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두고도 예전에 잘했던 것을 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정 부회장은 10년 전인 2014년 향후 10년 계획과 목표가 포함된 '비전 2023'을 밝혔다. 당시 신세계그룹의 목표는 2023년까지 매출 88조원, 투자 31조원, 고용 17만명을 이루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대규모 복합쇼핑몰과 온라인을 꼽았다. 2023년 현재 전략도 이와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시기에 온라인 쇼핑의 편의를 경험한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은 이미 온라인으로 굳어진 모양새"라며 "이마트의 전략이 아직 힘을 받지 못하는 이유도 '고객 경험' 측면에서 확연한 우위를 보이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점포 리뉴얼이나 통합 멤버십이 시너지가 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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