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양지을 티빙 대표 사의···사측 "아직 확정된 바 없어"작년에만 1192억원 적자, 쿠팡플레이에도 점유율 역전 위기"모회사 새 대표 구창근 입김···리더십 교체 통한 쇄신 의지"
13일 업계에 따르면, 양지을 티빙 대표는 남은 연차를 소진한 뒤 이르면 이달 말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신임 대표이사에 최주희 트렌비 사업총괄 대표가 내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10여년간 보스턴 컨설팅 그룹과 디즈니에서 전략 컨설팅을 담당했다.
양 대표는 2020년 6월 티빙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같은해 10월 CJ ENM에서 독립법인으로 출범했을 때도 대표직을 유지했다. 2020년 61억원, 이듬해 76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음에도 리더십은 흔들리지 않았다. 되레 지난해 말 진행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는 "내년(2023년)부터 시즌과의 합병 성과가 가시화되는 등 의미 있는 손익 개선이 있을 것"이라며, 실적 반등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양 대표는 올해를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 관련해 티빙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0월 모회사 CJ ENM 대표이사로 선임된 구창근 경영리더의 의지가 반영된 게 아니냐고 분석한다. CJ ENM은 올해 1분기 503억원의 손실을 내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 대표는 CJ올리브영 출신 구조조정 전문가로 통한다"면서 "미션을 받고 CJ ENM에 온 구 대표에게 적자 폭이 큰 티빙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귀띔했다.
티빙의 현재 상황은 좋지 않다. 콘텐츠 제작·수급비용 압박에 적자가 지난해 1192억원까지 불어났는데, 넷플릭스 추격은커녕 토종 OTT '왕좌 수성'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모바일인덱스 'IT플랫폼 기업 트렌드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5월 티빙의 월 이용자 수는 514만7273명이다. 쿠팡플레이(431만4098명)에 비해 83만여명 더 많지만, 성장세를 보면 두 회사 위치가 곧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례로 신규 가입자 추이를 볼 수 있는 앱 신규 설치 건수(올해 1~5월 평균)는 쿠팡플레이가 46만4908건으로, 티빙 35만5476건보다 앞선다.
모바일인덱스는 "쿠팡플레이는 국내 OTT 플랫폼 사용자 수 2위까지 올라섰다"면서 "올해 가장 많은 신규 설치 수를 기록 중으로, 곧 1위 자리까지 올라설 것"으로 점쳤다.
그런데도 CJ ENM이 티빙을 매각할 가능성은 '제로'(0)에 수렴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인수자를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OTT는 콘텐츠 강자 CJ의 핵심 미래 사업인 탓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독주 속 나날이 어려워지는 국내 미디어 환경을 고려, 리더십 교체를 통한 쇄신 작업의 일환일 것"이라며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동종 업계 간 합병 등으로 반등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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