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장밋빛 전망···"컨센서스 5배 상회"고개 드는 반도체 바닥론···가격도 오름세반론도···회복 더디고 갤 S23 효과 '끝물'
지난 23일 KB증권은 삼성전자가 2분기 9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90% 이상 급감한 수치지만 지금껏 '적자'가 거론됐던 점을 고려하면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셈이다.
김동원 애널리스트는 "2분기 삼성전자 D램 출하량(B/G : 비트그로스, 비트 단위로 환산한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이 기존 전망치를 상회하는 가운데 재고 감소도 시작돼 예상보다 빠른 원가구조 개선이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D램 출하 증가는 재고평가손실 축소로 이어져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추가 이익 상향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산업은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6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7월 반도체 PSI(전문가 서베이 지수)는 119를 나타냈다. 전월보다 3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 업황 전망 지수가 100 이상을 나타낸 건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PSI는 100(전월 대비 변화 없음)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월보다 업황이 개선됐다는 의견이 많다는 뜻이다. 반도체 업황 전망 지수는 업종 가운데 가장 높았고 상승 폭도 가장 컸다.
반도체 가격도 반등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가 집계한 'DDR4 16Gb(기가비트) 2Gx8 3200메가헤르츠(㎒)' 가격은 21일 기준 3.024달러를 나타냈다. 20일에 0.30% 오른 데 이어 다시 한번 0.77% 오른 것이다. DDR은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규정한 D램 규격으로 뒤에 붙는 숫자가 높을수록 성능이 개선된 제품을 뜻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들이 축적해 놓은 DDR4 제품은 재고 소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DDR5 가격은 내려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론도 있다. 지난 20일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2분기 82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D램 실적이 소폭 상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수요 악화 영향이 지속됨에 따라 시스템 LSI와 MX(무선) 실적이 예상보다 더 부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전체 영업이익 비중이 50%가 넘는 DS(반도체) 사업에서 올해 1분기 치명적인 손실을 맛봤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4조5800억원 적자를 낸 것이다. 다만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 S23 시리즈 출시 효과로 전체 적자는 면했다. 당시 무선·네트워크 사업의 영업이익은 3조94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 늘었다.
다만 2분기는 스마트폰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는 갤럭시 S23 시리즈 출시로 1분기 생산량이 전 분기 대비 5.5% 증가한 6150만 대를 기록했다"면서 "2분기 생산량은 새 모델에 대한 수요 약화로 인해 약 10%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대를 모았던 AI 효과도 하반기에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당초 메모리 업계에선 챗 GPT 발 수요에 기대감을 모았다.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챗 GPT 같은 AI 분야 데이터 처리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데 메모리 처리량도 덩달아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공급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다음 달 초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이후 같은 달 27일 2분기 콘퍼런스콜을 진행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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