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LGU+ 알뜰폰 자회사(미디어로그) '차별적 인센티브' 문제를 다룬 본지 보도(▶관련기사 : SKT·KT 고객 유치에만 '폭탄지원금'···LGU+ 알뜰폰 자회사 "대리점 실수")가 나간 뒤 들려온 한 통신사 관계자의 한탄이다. 그는 "기사 내용에 공감한다"며 "방통위 조사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해당 보도는 미디어로그가 최근 경쟁회사(SKT·KT) 고객에게만 더 많은 보조금을 주거나, LG 계열 고객 유치를 금지하는 '차별적 리베이트' 정책을 펼쳐 온 정황이 포착됐다는 게 골자다.
이 회사가 이달 초 판매점에 배포한 단가표를 보면,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 이동통신(MNO) 고객을 유치(번호이동)할 때 기본 리베이트(4만원)보다 최대 5배가량(19만5000원) 많은 보조금을 약속했다. 또 지난달 판매점 도소매 단가표로 보이는 문서에는 아예 'LG 사업자(MNO, MVNO) MNP(번호이동) 금지!'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경쟁사 이동통신(MNO) 고객에게만 더 좋은 혜택을 줘 LG 계열로의 이동을 유인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문제는 전기통신사업법상 전기통신사업자는 공정한 경쟁 또는 이용자의 이익을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이달 단가표대로라면 ▲LGU+ 고객은 4만원 ▲SKT·KT 고객은 19만5000원을 지원받아 가입한다는 건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도 그렇고, 통신 시장에선 누구는 싸게 사고 누구는 비싸게 사는 차별적 인센티브를 강하게 규제한다.
미디어로그는 "대리점 등의 실수에서 비롯된 문제로, 통신사 망 구분 없이 모든 MNP 건에 대해 차별 없는 정책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이 엇갈리는 만큼 정부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여기에는 모회사인 LGU+도 포함돼야 한다. 단순히 자회사의 과도한 충성 결과물이 아닐 가능성이 커서다. 최근 만난 한 알뜰폰 자회사 직원은 모회사의 챗봇 하나를 도입하는 것도 차별로 비칠까 우려했다. 모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걸 극도로 꺼리기도 했다. 그런데 모회사 컨펌 없이 이런 위험을 감수했을 리 만무하다.
LGU+는 최근 알뜰폰 시장에서 '나홀로 성장'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을 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LGU+는 국내 알뜰폰 시장(선·후불) 33.2%를 점유해 전년 대비 3.9%p(포인트) 지배력을 높인 반면, 같은 기간 ▲KT는 51.5%→48.7% ▲SKT는 20.0%→18.0%로 역성장했다.
어쩌면 앞선 사례와 같은 과욕이 낳은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옛말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다. 과한 것은 언젠가 독이 된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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