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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1년만에 또 터진 거액 횡령···내부통제 강제에도 구멍 숭숭

금융 금융일반

1년만에 또 터진 거액 횡령···내부통제 강제에도 구멍 숭숭

등록 2023.08.03 16:28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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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은행에 이어 경남은행 562억원 횡령 확인크고 작은 횡령 사고 잇달아···내부통제 강화 '공염불'금융당국, 지속적인 사고에 문제의식···금융사 재점검

금융감독원은 경남은행 PF대출 횡령 관련 현장검사에 착수해 총 562억원에 달하는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스웨이 DB금융감독원은 경남은행 PF대출 횡령 관련 현장검사에 착수해 총 562억원에 달하는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스웨이 DB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금융권 전반에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하고 있지만 갈 길이 멀어보인다. 작년 우리은행 700억원대 횡령에 이어 또 한번 500억원이 넘는 거액의 횡령 사건이 터지면서 금융당국의 주문이 '공염불'에 그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무관용 원칙'에 따라 관련 책임자를 엄중조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전 금융권 횡령 조사를 진행하는 만큼 내부통제 부실에 따른 횡령 등 사건이 더 드러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3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금융사 임직원의 횡령 사건은 경남은행을 포함해 11개사, 33건에 총 592억7300만원이었다.

지난해 우리은행 직원의 700억원대 횡령으로 금융권 전체 횡령액이 1010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에 이어 가장 많은 액수다.

특히 경남은행의 횡령 사고는 560억원 수준으로 내부통제를 강화하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이 실효성이 없다는 점과 금융권의 내투통제 문화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2일) 금감원은 경남은행에서 발생한 PF대출 횡령사고를 보고받은 즉시 현장검사에 착수해 총 562억원에 달하는 횡령 혐의를 확인했다.

특히 검사 결과 경남은행 내부통제 부실 정황도 발견됐다. 횡령 직원은 2007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무려 15년간 부동산 PF 업무를 담당해 사실상 경남은행의 고위험 업무 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PF대출은 부동산 현장의 공정률에 따라 대출이 여러 차례 실행되는 만큼 담당 직원이 돈을 횡령하는 등 사고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해당 직원은 지난 2016년 8월과 2017년 10월 사이에 이미 부실화된 PF대출(1건, 169억원)에서 수시 상환된 대출원리금을 본인 가족 등 제3자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77억9000만원을 횡령했다. 이후 이를 은폐할 목적으로 횡령금액 가운데 29억1000만원을 상환처리하는 등의 모습도 보였다.

2021년 7월과 2022년 7월 각각 자금인출 요청서 등을 위조해 경남은행이 취급한 PF대출자금(1건, 700억원)을 가족이 대표로 있는 법인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2회에 걸쳐 총 326억원을 횡령한 사실도 발각됐다.

이외에도 PF대출 상환자금 158억원을 상환처리 하지 않고 사고자가 담당하던 다른 PF대출 상환에 유용하기도 했다.

현재 금감원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PF 횡령이 있는지 전 은행권 PF대출에 대한 긴급점검에 착수한 상태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강화 주문을 지속하는데도 여전히 금융 현장에 적용되는 내부통제에는 구멍이 나있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금융회사의 내부통제를 수시로 강조하며 책임 강화를 주문했다. 지난 6월엔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임원 별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는 등의 새로운 내부통제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불완전판매·횡령과 같은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관행을 막고, 내부통제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따라 책무구조도를 도입하고 내부통제 관리의무도 부여한다. 금융회사 이사회도 내부 통제체계 운영에 대한 궁극적 책임을 짊어지게 된다.

다만 현장에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청회, 업권별 설명회 등을 열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어서다. 또 충분한 준비시간을 부여한 뒤 업권별로 단계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제도 뿐 아니라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문화 변화가 필요한 만큼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거액의 횡령 사건이 나기까지 조직 시스템 상에서 막아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직원 개인의 일탈행위(횡령) 등을 하나하나 다 걸러내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도 맞다"고 답답해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내부통제 미흡으로 인한 횡령 등 사고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통제 제도 혁신을 책임감 있게 이행할 수 있도록 할 것" 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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