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부정수입물품 단속···상반기 200만점 적발직구 물량 증가로 '통관 대란'···건수·금액 모두 中 '1위'중국 판매자 등록 늘며 가품 의심 상품도 덩달아 증가
오픈마켓 시장이 커지면서 '가품'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오픈마켓은 누구나 자유롭게 상품을 등록해 판매할 수 있는 형태인데, 일부 판매자들이 이를 악용하며 소비자들의 피해 사례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까지 국내 시장에 진출하며 가품 판매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 관세청이 온라인을 대상으로 부정수입물품을 단속한 결과 올 상반기 적발된 부정수입물품은 200만점(300억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 상표를 위조한 가방·의류나 다이어트 제품 등 식품류, 수입요건을 구비하지 않은 전기용품 등이 다수 적발됐다.
유명 상표를 위조한 가방이나 의류는 전체 부정수입물품의 26.1%로 정품 시가 기준 228억원어치에 달했다. 부정수입물품의 주된 온라인 유통처는 주로 개인 간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오픈마켓(39%)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30%)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커머스 '짝퉁 온상'으로 알려진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론칭 이후 가품이 더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 판매자들이 국내 이커머스 오픈마켓으로 대거 침투하면서 가품 판매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2018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11월 국내 고객센터를 열고 한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역시 가품 유통을 막기 위해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지만, '가품이 많다'는 소비자 인식은 여전한 모양새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픈마켓 업체들이 자정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일부 판매자들이 악의적인 목적을 가지고 너무 많은 가품을 등록하고 소비자를 교묘하게 속이는 게 문제"라며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가 떨어질까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인천항, 평택항 등은 직구 물량이 증가하면서 통관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 규모는 역대 최대치인 47억달러(한화 약 6조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51% 증가했다. 해외직구 수입물량은 2018년 3226만건에서 2020년 6357만건, 지난해는 9612만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해외직구 건수가 1억건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별 해외직구 현황을 보면 건수와 금액 모두 중국이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중국발 해외직구 건수는 전체의 57.7%를, 금액은 전체의 36.2%를 차지했다. 관세청이 해외직구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중국발 해외직구 점유율은 건수 기준으로 2020년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금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처음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또 다른 중국 이커머스 '테무'도 한국에 상륙하며 가품 판매 증가 우려를 키우고 있다. 테무는 중국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를 운영하는 PDD홀딩스의 해외 쇼핑 앱으로 미국에서 시작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를 거쳐 유럽에도 진출했다. 핀둬둬가 중국에서 펼치는 전략과 유사하게 테무 역시 광범위한 저가 상품을 갖고 있다. 그중 일부는 1달러(약 1300원) 미만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가품이 유통되지 않도록 막는 제도가 필요하고 '가품 판매자'에 대한 제재의 수위도 높이면 가품 판매가 줄어들지 않을까 한다"며 "소비자가 가품 소비를 해주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