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동원·LX·하팍로이드 등 4곳 참전했지만 자금력 부족해 시장선 완주 가능성에 의구심産銀 "매각 중단 없다···연내 SPA 체결 목표"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매각주간사 삼성증권은 전날 HMM 경영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그 결과 국내에선 LX인터내셔널과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해외에서는 세계 5위 해운사 독일 하팍로이드가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해진공)은 이달 예비입찰 참여 기업 중 최종입찰적격자를 추린 뒤 약 2개월간 실사를 진행한다. 이어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거쳐 연내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HMM 주식 3억9879만주(지분율 약 38.9%)다. 여기엔 산업은행과 해진공 지분 1억9879만주에 주식으로 바꾼 영구채 일부가 포함됐다. 양측은 최근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영구채 2조6800억원 중 1조원을 주식으로 전환했다. 업계에선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했을 때 HMM의 몸값이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관건은 산업은행의 선택이다. 기대와 달리 SM그룹이나 글로벌세아와 같은 대기업이 막판에 인수를 포기한 데다, 그나마 참여한 4곳도 '약점'을 지니고 있는 탓에 거래를 완주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끊이지 않아서다.
실제 자산 총액을 기준으로 봤을 때 하림(17조원)과 LX(11조원), 동원(9조원)은 모두 HMM보다 덩치가 작다. 이들 기업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도 1조1000억~1조2000억원 수준이라 재무적 투자자(FI)의 지원 없인 6조원에 달하는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미 각각은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회사를 조력자로 영입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팍로이드의 경우 상대적으로 인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정부 차원에서 HMM에 투입한 자금 규모나 '유일한 국적 해운사'라는 상징성을 고려했을 때 해외 기업에 경영권을 넘기긴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다.
따라서 산업은행으로서도 막판까지 고민을 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산업은행은 거래를 원만히 매듭지어야 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작업이 3년째 지연되는 와중에 HMM 매각 과정에서까지 문제가 생긴다면 또 한 번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은 3년째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불편해하는 EU(유럽연합)와 미국 등 해외 경쟁당국이 승인을 미루는 탓이다.
게다가 시장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이번 인수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기업이 HMM의 현금성 자산 12조원을 노리고 지원 사격에 나섰을 것이란 관측에 좀처럼 눈을 떼지 않는 분위기다. 인수 성공 후 FI가 과도한 배당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란 우려도 벌써부터 흘러나온다.
이에 산업은행도 가장 적합한 인수 후보를 선정함으로써 최대한 잡음 없이 거래를 끝내겠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조만간 최종입찰적격자를 선정하고 실사를 비롯한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해진공, 매각 자문단 등과 협의해 HMM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기업을 새 주인으로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으로서는 매각 중단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면서 "당초 제시한 목표대로 연내 계약을 체결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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