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상 사장, 이달 주총 통해 대표직 오를 듯올해만 두 번째 대표 변경···교체 주기도 짧아성장 동력 마련·해외 사업 속도···분위기 쇄신
4일 업계에 따르면 락앤락은 오는 1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영상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 사장이 대표이사직에 오른다면 약 두 달만의 사령탑 교체다.
이 가운데 주목되는 건 락앤락의 대표이사 임기가 지난해부터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해 1월 김성훈 김성태 2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던 락앤락은 7개월 뒤인 같은 해 9월 김성태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김성훈 전 대표의 사임에 따른 결정이다.
다만 김 전 대표의 단독 체제도 오래가진 못했다. 락앤락의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이재호 전 LG전자 렌탈케어링사업센터장 부사장을 새 수장 자리에 앉혔다.
당시 업계에선 '재무통'으로 꼽히는 이 전 대표가 락앤락의 사업 구조 효율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락앤락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4배 이상 줄어든 23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수익성 반등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상반기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진 못했다. 락앤락의 올 상반기 매출은 23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509억원)보다 7.5% 줄었다. 영업이익도 38억원에서 28억원으로 26.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이 전 대표가 수장 자리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동남아 영업을 총괄하던 천해우 부사장이 락앤락을 이끌게 됐다. 대표이사가 9개월 만에 다시금 교체된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성장을 견인해 왔던 천 대표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분석이 우세했던 것과 달리 락앤락은 2개월도 지나지 않아 또 한 번의 사령탑 교체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락앤락 측은 "(천 부사장이) 향후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해외시장 공략 강화 등을 통해 글로벌 리딩 생활용품 기업으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 사장의 대표직이 이미 내정돼 있었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 사장이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오비맥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재임하던 시절 어피너티와 파트너로서의 합을 맞춘 바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어피너티가 기존 인사 방식으로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자 내부에서 직접 인력 수혈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락앤락은 수장 교체의 경우 회사나 대주주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닌 일신상의 사유 또는 회사 상황 등 협의로 이뤄진다는 입장이다.
락앤락 관계자는 "임원 채용은 통상 이사회를 통해 진행되고 대표이사는 주총을 통해 선임되는 것이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며 "이번에 부임한 이 사장은 투썸플레이스와 오비맥주 등 소비재기업에서 성공적으로 역량을 증명한 만큼 락앤락의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하고 성장 동력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부터 잦은 수장 교체가 이어진 탓에 내부적인 혼란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존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이 악화된 이 시점에서는 교체된 대표마다 원하는 회사의 구체적인 방향성이 다 다를 수도 있다"며 "전략에 대한 수정이 내부적으로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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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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