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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비은행장 출신 회장 탄생의 의미

오피니언 기자수첩

비은행장 출신 회장 탄생의 의미

등록 2023.09.12 16:10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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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비은행장 출신 회장이 탄생할 예정이다. 지난 8일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가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을 낙점했기 때문이다. 올해 11월 주주총회만 통과하면 양 후보가 KB금융 회장에 오르게 된다.

KB금융은 지난 9년간 그룹을 이끌어왔던 윤종규 회장이 올해 11월 말 임기 만료되면서 바통을 넘겨 받을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나섰다. 숏리스트 후보자에는 2명의 내부출신과 1명의 외부출신이 올랐고 업계에서는 내부출신 선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특히 내부출신 중에서도 KB국민은행장을 보낸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이 차기 회장에 한발 더 가까이 있다는 평이 많았다. 그가 '은행장'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비은행장 출신인 양 후보의 몫이었다.

사실상 KB금융 역대 회장들 가운데 관료출신 등 외부인사를 제외하면 첫 '비은행장' 출신 회장이 탄생한 셈이다. 그간 KB금융 뿐만 아니라 지주 회장 자리에는 대부분 은행장 출신들이 자리를 꿰차왔다. 그도 그럴것이 통상 지주내 순이익 약 70~80% 가량이 은행에서 나올 정도로 지주 내 핵심 계열사가 은행이라는 점에서다. 은행장이 지주 '서열2위'라고 일컬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아무리 뛰어난 비은행 계열사 대표일지라도 회장 숏리스트 후보군에 오르면 소위 '들러리'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KB금융은 이번에 은행장 경험이 없는 양 후보를 택했다. 그간 '지주 회장=은행장 출신'이라는 공식, 관례를 깼다.

양 후보는 전날인 11일 출근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장을 거치지 않은 회장 후보라는 자신의 평가에 대해 "(KB금융그룹이)은행장은 한 사람밖에 할 수없기 때문에 사업본부제, 부회장직을 두어 후보들이 골고루 경험할 수 있는 절차와 시스템을 운영했다"며 "저 또한 은행에 20년을 있었고 사업본부제, 부회장직 등을 통해 그룹의 전반적인 것을 공부하고 학습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KB금융은 지난 2021년 부회장직을 부활시켰다. 현재 3명의 부회장들 가운데 가장 먼저 부회장 자리로 옮긴 것도 양 후보다. 이후 KB금융은 부회장들에게 글로벌, 보험, 디지털 개인고객, 자산관리(WM), 중소상공인(SME) 등의 부문장을 번갈아 맡기며 지주내 다양한 부문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KB금융의 부회장직 체제가 단순 인사적체에 따른 대기소가 아닌 후계자 양성소라는 점을 반증한 것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양 후보의 다음 스텝이다. 그가 그룹 전체를 이끄는 지주의 회장으로서 그룹을 아우르고 잘 이끌어나가야 제2·3의 비은행장 출신 회장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외풍을 막고 지주 회장 자리는 내부출신이여야한다는 당위성과 더이상 은행장이든 비은행장이든 구분없이 실력만 있다면 회장 자리에 오르는 것이 타당하다는 선례가 되기 위해서는 그의 앞으로 행보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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