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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비싸고 불친절한 제주, '불신의 섬' 전락

오피니언 기자수첩

비싸고 불친절한 제주, '불신의 섬' 전락

등록 2025.07.16 07:26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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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관광산업에 이상기류

여행객 감소와 신뢰 하락 심화

소비자 피해 급증, 지역경제 타격

reporter
관광 1번지 제주에 이상기류가 거세다. 소비자보호원은 '피해예방주의보'까지 발령했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제주 노선은 국내선 항공 좌석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불과 1년 만에 여행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국민 관광지'라는 명성도 '불신의 섬'이라는 오명으로 바뀌었다.

여행객들이 제주에서 느끼는 불만은 분명하다. 1인 1일 평균 경비는 13만4000원으로 전국 평균의 1.5배, 광주의 두 배에 달한다. 가격 부담뿐 아니라, 환불 불가 약관, 임박 취소 시 전액 환불 거부, 불투명한 가격 정책, 외국인 대상 불법 유상운송 등 불공정 사례도 끊이지 않는다.

실제 제주 지역 항공·숙박·렌터카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은 2022년 422건에서 2024년 626건으로 2년 만에 50% 가까이 늘었다. 항공권 취소 위약금이 전체 피해의 절반을 넘었고, 숙박 예약 취소 위약금도 70%를 웃돌았다. 렌터카 분야에서도 취소 위약금과 과도한 수리비 청구, 사고 처리 분쟁 등 고질적인 민원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신뢰 하락은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올해 상반기 제주 숙박업소 경매 건수는 463건에 달해 2년 전보다 4배나 늘었다. 일부 분양형 호텔 객실은 감정가의 15% 수준에서 팔릴 정도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제주관광협회가 제시한 적정 객실 수(4만6000실)보다 실제 운영 객실 수(7만8991실)가 70% 이상 많아, 공급 과잉도 심각하다. 호텔 예약 사이트에는 한때 성수기 1박 50만 원을 넘던 5성급 객실이 최근에는 10만~20만 원대에 나오고, 객실점유율(OCC)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제주에서 여행객 이탈은 곧 지역경제의 타격으로 이어진다. 제주관광 빅데이터플랫폼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누적 내국인 입도객은 전년 동기 대비 15.1% 줄었고, 제주 지역 소비금액도 14.4% 감소했다. 내수 침체가 겹친 가운데 올해 1분기 국내선 제주 노선 이용객은 13% 넘게 줄었고, 항공사들도 제주 노선 공급 좌석을 줄였다.

제주도와 관광업계는 뒤늦게 가격 인하, 지역화폐 인센티브, 단체관광 지원 등 단기 대책을 쏟아냈다. ▲15명 이상 단체 방문 시 1인당 3만 원 상당의 지역화폐 '탐나는전' 지급 ▲해수욕장 파라솔·평상 대여료 50% 인하 ▲전기차 렌트 시 2만 원 상품권 ▲착한가격업소 결제 시 포인트 적립 등 소비 촉진 정책이 그 사례다.

하지만 한 번 무너진 제주 여행에 대한 신뢰는 이벤트나 할인만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여전히 "비싸고 불친절하다", "제주 갈 돈이면 일본이나 동남아가 낫다"는 불만이 넘쳐난다. 소비자들이 다시 제주를 찾으려면 서비스의 근본적인 변화가 선행돼야 하는데, 기본에 충실한 서비스와 투명한 환불·민원 시스템이 여전히 부족하다.

신뢰의 경제가 무너진 곳에 소비자들의 재방문은 없다. 비싸고 불친절한 서비스와 반복되는 불공정 관행이 소비자 신뢰를 크게 흔들었고, 그 여파는 지역 경제 전반으로 번졌다. 지금 제주에 필요한 것은 일회성 할인이나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기본에 충실한 서비스와 투명한 시스템, 공정한 가격 정책을 통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다. 제주가 '불신의 섬'이라는 오명을 벗고 다시 '국민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신뢰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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