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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부동산 PF' 리스크 떠넘기는 정부···고민하는 하나·농협금융

금융 은행

'부동산 PF' 리스크 떠넘기는 정부···고민하는 하나·농협금융

등록 2023.09.19 17:19

차재서

  기자

금융당국, 'PF 정상화 펀드' 동참 주문에KB·신한 이어 우리금융도 500억원 출자 "취지 공감하나, 리스크는 부담" 우려도

금융위원회가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부동산 PF 사업정상화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금융위원회가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부동산 PF 사업정상화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1조원 규모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정상화 펀드'의 가동이 임박하면서 주요 금융그룹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PF 대주단(채권단) 협약'에 이어 정부가 또 다시 금융회사에 책임을 떠넘긴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건설업을 살리겠다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부담이 상당하다는 볼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은 캠코의 '부동산 PF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를 놓고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조만간 참여 여부나 출자 규모 등을 결정한 뒤 금융당국과 이를 공유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이변이 없는 한 이들 금융그룹 모두 펀드 조성에 동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로부터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힘을 보태라는 무언의 압박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5대 금융그룹 중 자산운용 계열사가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 1000억원의 출자를 결정했고, 우리금융 역시 거듭된 주문에 결국 500억원을 보태기로 했다.

'부동산 PF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는 전국 사업장의 정상화를 돕고자 정부 차원에서 주도하는 프로젝트다. 사업장별 PF 채권을 인수한 뒤 재무구조를 재편하거나 부지 매입비용, 공사비, 인허가비용을 대여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금융당국은 캠코 측 재원 5000억원에 민간 자금을 더해 총 1조원을 모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업계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정부가 건설업을 되살리겠다는 목적 하나로 다시 한 번 막대한 출혈을 강요한 격이어서다.

더욱이 각 금융사는 이미 사업장 지원 건으로 걱정거리를 잔뜩 짊어진 탓에 원성이 상당하다. 실제 금융권은 'PF 대주단 협약'을 통해 152개 사업장(부실 또는 부실 우려)에서 기한이익 부활, 신규자금 지원, 이자유예, 만기연장 등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부동산 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금융권의 리스크도 주의해야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금융위원회 집계를 보면 6월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17%로 3개월 전보다 0.16%p 상승했고, 대출 잔액도 131조6000억원에서 133조1000억원으로 1조5000억원 늘었다.

특히 증권(17.28%)과 저축은행(4.61%), 상호금융(1.12%) 등 대부분 업권의 PF 대출 연체율이 3개월 전보다 상승한 데 이어 1분기까지만 해도 문제가 없었던 은행권에서까지 연체(0.23%)가 발생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지난 12일 '부동산 PF 사업정상화 추진상황 점검회의'에서도 당국은 각 금융기관을 향해 사업이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자금을 충분히 공급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회의 중엔 '부동산 PF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에 참여하지 않는 금융그룹을 향해 출자를 요구했다는 전언이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불만 섞인 시선도 감지되고 있다. 정책 실패를 민간 기업이 수습하게 된 데다, 매번 정부가 금융사를 불러모아 자금을 투입하도록 종용한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KB와 신한에 이어 우리금융까지 펀드에 합류한 만큼 하나·농협 등 다른 금융그룹도 참여를 거부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취지는 공감하지만, 수요가 위축된 현 상황에 자금을 투입하는 게 합리적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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