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안에 韓기술 도달···2028년에 매출 넘을 것"OLED 도전 받는 삼성·LGD, 차량용 시장 '정조준'접고 구부리고···폼팩터 혁신 나서며 돌파구 마련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OLED의 사용처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중국의 견제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4년 후 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13억달러(약 1조7410억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차량용 산업과 더불어 폴더블 제품을 위주로 OLED의 범용성을 넓히고 있다.
보조금 앞세운 中, LCD에 OLED까지 "게 섯거라"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달 열린 '제14회 디스플레이의 날 기념식'에서 OLED 시장에 대해 "경쟁국도 2~3년 안에 한국의 OLED 기술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도 중국의 스마트폰용(폴더블폰 포함) OLED 출하량이 2025년 한국을 앞설 것으로 전망했다. 유비리서치는 "중국 기업은 막대한 내수 시장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OLED 품질이 높아지고 있고 가성비를 앞세워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며 "오는 2028년 이후에는 매출액 부분에서도 중국이 한국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중소형 OLED 시장은 우리 기업의 텃밭이다. 흥국증권은 아이폰15 시리즈 OLED 패널의 경우 3분기 삼성디스플레이가 86.5%, LG디스플레이가 13.5%를 점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대 경쟁사인 중국 BOE는 품질 이슈로 애플의 공급사가 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은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을 장악한 전략으로 OLED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은 OLED에 투자해야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우리 기업과 비교해 기술력에서 뒤처져 있으나 향후 저가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정부의 보조금을 등에 업고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LCD 시장을 집어삼켰다. 적자가 나더라도 보조금이 있기에 저가 공세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 기업이 OLED로의 사업 전환을 서두른 이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상반기를 끝으로 LCD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고 LG디스플레이도 작년 말 경기도 파주 P7 공장의 7세대 LCD TV 패널 생산 가동을 종료한 바 있다.
'미래 먹거리' 차량용 OLED···구부리고 접는 '폼팩터' 혁신까지
중국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OLED의 사용 범위를 차량용으로 확대하고 폼팩터(형태) 혁신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우리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차량용 OLED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며 디스플레이의 활용 범위는 모양을 자유롭게 변화시키는 수준까지 확대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인 'IAA 모빌리티 2023'에 처음 참가해 기술 리더십을 강조했다. 특히 안전 주행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세이프 드라이빙 센터(Safe Driving Center)'를 구성해 OLED 화질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또 차량 인테리어에 맞춰 OLED를 휘거나 구부릴 수 있도록 제작한 '플렉스(Flex) S'를 선보이기도 했다.
8월에 열렸던 한국디스플레이 산업 전시회에선 화면 좌우가 구부러지는 벤더블(Bendable) 기술을 포함해 슬라이더블 형태의 RSE(Rear Seat Entertainment) 디스플레이도 선보였다. 벤더블은 운전자에게 적합한 최적의 시청 거리를 제공하고 주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며 RSE는 스포츠나 엔터테인먼트 등 애플리케이션 활용성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난 2019년 업계 최초로 차량용 OLED를 양산한 LG디스플레이는 캐딜락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GM, 현대차 등 고객사를 9곳으로 확대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은 LG디스플레이의 탠덤 OLED는 고휘도, 장수명 등 내구성과 신뢰성을 높여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2억4836만달러 규모였던 차량용 OLED 시장은 올해 3억7615만달러로 51% 이상 성장하고 2024년에는 6억4847만달러, 2027년에는 16억9933만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OLED는 유리기판을 사용하는 LCD와 달리 화소 하나하나 스스로 빛을 낼 수 있어 백라이트가 필요 없다. 이 때문에 얇게, 가볍게 제작할 수 있어 일체형을 넘어 범용성을 확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양사는 이 같은 특징을 활용해 OLED를 다양한 형태로 제작하고 있으며 대중화가 이뤄지는 폴더블 시장을 노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한 번만 접는 폴더블 OLED를 넘어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활용성을 확대 구축했다. 한 방향 또는 양방향으로 화면이 확장되는 슬라이더블, 두 번 접을 수 있는 'S'자형 폴더블, 안으로 두 번 접는 'G'자형 폴더블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2020년 업계 최초로 13.3인치 폴더블 노트북용 OLED를 상용한 LG디스플레이는 최근 17인치 OLED도 양산하기 시작했다. 차량용 OLED에 사용한 탠덤 OLED 소자 구조를 IT용으로 확대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의 폴더블 노트북을 선보인 레노버에 OLED 패널을 공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야 하므로 혁신적인 신제품을 선보여야 하나 아직 기술적 수준이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업계의 연구 방향은 거의 동일할 것"이라며 "중국이 눈밭에 발자국을 따라오는 상황이다 보니 후발주자로서의 부담은 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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