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서울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연구팀이 심전도(ECG) 데이터에서 추출한 심박변이도(HRV)를 이용해 24시간 내 심정지 발생 위험을 정확히 예측하는 우수한 성능의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서울대학교병원 중환자실 입실 환자 5679명의 심전도에서 추출된 심박변이도를 이용해 실시간 심정지 예측을 위한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심박변이도는 연속되는 심작 박동 사이의 시간 간격이 얼마나 변화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로, 심장의 건강 상태와 자율신경계의 활동 등을 반영한다.
중환자실에서 급성 심정지는 전세계적으로 약 0.5-7.8% 정도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의 조기 예측 및 신속한 대응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합병증을 줄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중환자실 내 심정지 조기 예측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환자 모니터링에 실제 사용되는 생체신호를 이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심전도는 중환자실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생체신호로, 이를 이용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국내외 여러 중환자실 환경에서의 범용성과 활용성이 높다.
연구팀은 5분 길이의 단일 채널 심전도 만으로 추출된 33가지 심박변이도 지표를 이용해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으며, 24시간내 심정지 발생을 예측하는데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본 모델에서 인공지능 예측 성능를 평가하는 AUROC 값은 0.881 이었다. AUROC는 실제 양성(예: 심정지 발생)을 양성으로 정확하게 예측하는 능력(민감도)과 실제 음성(예: 심정지 미발생)을 음성으로 정확하게 예측하는 능력(특이도)을 모두 반영하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성능이 우수하다고 본다.
반면 활력징후에 기반한 기존 심정지 예측 모델의 AUROC 값은 0.735로, 연구팀이 개발한 머신러닝 모델은 기존 모델보다 더 좋은 성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현훈 교수는 "본 연구에서 개발한 모델은 추가적인 임상정보 없이 단일 채널 심전도만을 이용한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했다"며 "앞으로 중환자실 임상 현장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CDSS)에 쉽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형철 교수는 "개발된 인공지능 모델은 앞으로 실제 중환자실 내 심정지 발생 위험 예측 알람 개발에 활용될 것"이라며 "심정지 위험이 높은 환자를 조기에 스크리닝 함으로써 이로 인한 합병증 발생을 줄이고 의료비 절감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중환자 특화 빅데이터 구축 및 AI 기반 CDSS 개발 사업(HI21C1074)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세계적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디지털 메디슨(npj Digital Medicine)' 저널에 11월 23일자로 게재됐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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