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 상반된 실적···카카오, 인력 감축 비용 탓"카카오는 데뷔도 못했는데"···AI도 네이버가 앞서기술 탈취 의혹은 여전···네이버-뉴러戰 장기화 국면
올해 네이버는 침체된 대내외 경기에도 안정적인 성과를 일궜다. 회사 주요 사업인 검색 사업이 광고 업황의 더딘 회복 속에서 정체된 흐름을 이어온 가운데 커머스·콘텐츠 부문의 가파른 성장 덕이 컸다.
실제로 네이버는 올해 3분기까지(1~9월) 연결기준 매출 7조1336억원, 영업이익 1조83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매출 5조9483억원, 영업이익 9682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보다 각각 19.9%, 11.9% 오른 수준이다.
이 기간 커머스 매출은 1조8862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43.5% 더 벌었다. 콘텐츠 성장세도 가파르다. 올해 콘텐츠 매출은 전년 대비 53.7% 오른 1조2666억원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부문의 성장세도 괄목할 만하다. ▲핀테크 부문은 15.2% 상승한 9987억원 ▲클라우드 부문은 10.1% 오른 3213억원으로 나타났다.
주요 수입원인 서치플랫폼의 경우, 광고 업황의 약세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서치플랫폼의 누적 매출은 2조6607억원으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카카오의 경우 같은 기간 매출 5조9437억원, 영업이익 32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3% 오르고 영업이익은 32.4% 줄었다. 수익성이 악화된 원인으로는 인건비 등 일시적인 비용 상승이 꼽히는데, 실제로 올해 카카오는 영업비용으로 총 5조6189억원을 지출했다.
올해 카카오는 엔터프라이즈·엔터테인먼트·VX 등 그룹 계열사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단행,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퇴직금이 회사 실적에 타격을 줬다는 평가다.
AI 전쟁도 네이버 '판정승'
오픈 AI의 챗GPT 발(發) 생성형 인공지능(AI) 돌풍으로 시작된 AI 전쟁도 네이버가 앞서나가는 형국이다. 네이버는 일찌감치 AI 모델을 공개해 시장 점유를 늘려가는 한편, 카카오의 AI 모델은 아직 데뷔조차 치르지 못했다.
지난 8월 네이버는 콘퍼런스 '단23(DAN23)'을 열고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비롯한 버티컬(응용) 서비스 다수를 공개했다. 네이버식(式) 챗봇 '클로바X' 검색 AI '큐:(CUE:)'의 베타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놨다.
반면, 카카오의 생성형 AI 모델의 출시일은 아직까지 미정이다. 당초 연내 공개를 목표로 고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올해가 저물어가는 현재,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미 카카오에는 다양한 파라미터 크기의 파운데이션 모델이 있고 실제 AI 서비스들이 있는 터라 데뷔 자체에 크게 의의를 두진 않는 상황"이라며 "조만간 새로운 소식을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월 카카오 제4차 비상경영회의 직후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코GPT와 몇 가지 AI 모델은 학습이 완료됐다"며 "연내로는 무리 없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카카오의 AI 전략은 '비용 합리성'으로 모델의 크기보다는 용도에 알맞은 규모의 모델 개발을 목표로 한다. 매개변수(파라미터) 60억, 130억, 250억, 650억개까지 다양한 크기의 모델을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대기업 횡포? 계속되는 아이디어 탈취 의혹
국내 IT를 대표하는 두 기업이 스타트업 기술 탈취 의혹에 빠졌다. 대상은 업계 스타트업으로 알려져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네이버와 뉴러 간의 아이디어 다툼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자사 서비스의 도용 의혹과 관련해 전면 부인한 이후, 이들의 싸움은 장기화 국면에 진입했다.
현재 네이버는 자사 쇼핑 서비스 '월쁠딜'이 뉴러의 애플리케이션(앱) '원쁠원'의 콘셉트를 따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두 서비스 모두 생필품부터 식품·패션·디지털기기까지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뉴러 측은 네이버가 서비스명부터 상품을 하나 사면 하나를 더 얹어 주는 원플러스원(1+1) 콘셉트까지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카카오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올해 초부터 카카오는 골프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VX가 스마트스코어의 골프장 관리 솔루션을 모방했다는 정황에 법적 다툼을 이어오고 있다.
동시에 카카오모빌리티의 화물중개 서비스 '트러커'는 스타트업 화물맨의 기술과 유사하다는 의혹, 카카오헬스케어의 디지털 혈당 관리 서비스는 스타트업 닥터다이어리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의혹 등에 휩싸인 상태다.
사법리스크에 내홍까지···흔들리는 카카오 제국
카카오는 최근 각종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초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이 불씨가 됐다. 이런 의혹에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쇄신위원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는 구속 기소된 상황이다.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김 위원장도 같은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기소 의견, 송치됐다.
김 위원장은 그간 '은둔형 경영자'로 불리며 지난해 3월 이후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난 상태였는데, 그룹 전체에 리스크가 닥치자 창업자로서 총대를 메고 전면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 30일 공동체 경영회의에서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매주 월요일 회의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3일에는 독립 감사 기구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를 설립하고 김소영 전 대법관을 수장에 앉혔다. 준신위는 지난 18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첫 회의를 진행했다.
당시 김소영 신임 위원장은 "(카카오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내부 문제를 바로 잡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공동체 살림을 담당하는 김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의 충격적인 내부 폭로도 있었다. 내용에는 ▲경영진 및 측근에 편중된 보상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 ▲데이터센터(IDC)·서울 아레나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비리 제보 ▲제주도 본사 부지의 불투명한 활용 등 얘기가 담겼다. 현재 김 총괄은 카카오 내부 커뮤니티에 사과글을 게재하며 폭로전을 일단락한 상황이다.
다음 뉴스, CP 중심 운영으로 '뭇매'
국내 포털 2인자 다음도 논란의 대상이다. 최근 다음 뉴스는 검색 기본값을 기존 전체 언론사에서 콘텐츠 제휴사(CP)로 전환했다. 이에 한국인터넷신문협회(이하 인신협) 중심으로 대응 방안을 구상 중이다.
지난 11일에는 인십협 회장단과 비상대책위원들이 직접 카카오판교아지트를 방문해 시위도 진행했다. 시위가 끝난 후에는 황유지 다음CIC 대표와 만나 면담도 실시했다. 황 대표는 자리에서 "다음의 뉴스검색 개편은 오래 전부터 추진해 왔으나 그 사이 인터넷 언론사와 충분히 소통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이라며 "한 달 정도 개편 이후 성과를 보고 난 뒤 인터넷 언론사의 의견을 전향적으로 반영해 새로운 개편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6일에는 '포털 불공정행위근절 범언론대책위원회(범언론대책위)도 개설됐다. 범언론대책위는 "카카오다음의 이번 조치는 국내 뉴스시장에 고착화 한 언론사와 포털 간 불공정한 관계를 바탕에 깔고 있다"며 "양대 포털의 불공정한 행위를 바로잡고, 뉴스생산자인 언론사와 뉴스서비스 사업자인 포털 간 관계를 제대로 정립하기 위해 활동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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