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마트와 슈퍼에 분리돼 있던 SCM(공급망관리) 부문을 통합해 SCM 본부를 신설했다. 앞서 롯데쇼핑은 각 사업부의 그로서리(Grocery) 본부와 몰(Mall) 사업본부를 통합했다. 다만 각 사업부의 영업본부(마트영업본부·슈퍼영업본부)는 당분간 이원화 체제를 유지한다.
롯데쇼핑은 2022년 11월부터 마트와 슈퍼 사업부 조직 일원화 작업을 시작했다. 이는 당시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롯데슈퍼 대표를 겸임하면서 본격화했다. 강 대표는 오는 2025년 두 사업부의 완전한 통합을 목표로 지난해 상품 중심의 통합을 완료하고 올해는 물류, 내년에는 시스템 통합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설립 당시 별도의 사업부로 출발했다. 동일한 상품을 취급하는데도 코드가 다르고 상품 기획부터 관리, 구매 등 조직이 별도로 운영됐다. 특히 업태 특성상 중복되는 파트너사가 많은데, 유사한 업무를 중복 수행한다는 점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지난해 점포 구조조정과 통합 소싱 작업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했다. 롯데마트·슈퍼는 작년 3분기 누적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2.2%, 3.4% 감소했지만, 마트의 영업이익은 89.9% 증가한 800억원, 슈퍼는 1496% 성장한 270억원을 기록했다.
통합 작업의 일환으로 브랜드 이미지도 통일하고 있다. 롯데슈퍼는 작년 말부터 '롯데프레시'를 포함한 총 7개의 간판을 '롯데슈퍼'로 통일하고 롯데마트와 동일한 브랜드 이미지(BI)와 글씨체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마트와 슈퍼의 통합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간판 외에도 매장 내 상품 홍보물과 가격표 등도 동일한 양식을 적용한다.
강 대표는 국내 사업 효율화에 공들이는 한편 해외 사업은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정기인사 이후 조직개편을 통해 본사의 해외본부를 해체하고 베트남·인도네시아 법인을 각각 대표 직속 산하로 편제했다. 본부라는 중간 매개체를 없애고 강 대표가 해외법인을 직접 관리하게 된 셈이다.
해외 사업은 특히 수익성 측면에서의 성과가 긍정적이다. 작년 3분기 누적기준 해외부문(64개점) 영업이익은 340억원을 기록했는데, 베트남법인(16개점)이 21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국내부문(111개점) 영업이익이 8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 매장은 점포 수 대비 고수익을 올리는 모습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9월 공식 오픈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점'을 미래형 마트로 낙점하고, 이와 같은 유형의 상업 복합단지를 추가로 구상해 '롯데타운'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국내의 미래형 마트인 제타플렉스·그랑 그로서리와 유사한 콘셉트다. 작년 말 기준 롯데마트는 베트남 17개와 인도네시아 5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본사의 해외 본부를 없애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해외 법인을 본부장이 아닌 대표가 직접 담당하는 구조로 변경됐다"며 "이번 조직 개편의 가장 큰 목적은 현지화이고, 대표가 직접 조직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해외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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