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CEO 이번주 韓 기업과 회동 'AI용 반도체 생산설비' 투자 앞두고 'HBM 선두' 삼성·SK와 협력 논의할듯
재계에 따르면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은 이번주 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 후 한국을 찾는다. 그는 24일 또는 25일께 국내에 약 6시간 동안 머무르며 주요 기업인과 머리를 맞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SK그룹에서는 최태원 회장, 삼성전자에선 이재용 회장을 대신해 경계현 DS(반도체) 부문 사장이 면담을 추진한다는 소문이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올트먼 CEO의 방한은 작년 6월 이후 7개월여 만인데, 삼성·SK와 같은 대기업 인사를 마주하는 것은 처음이다.
물론 샘 올트먼이 짧은 시간 동안 체류하는 만큼 이들의 회동이 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주요 기업인이 움직이고 나선 것은 그 자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복수의 외신은 샘 올트먼이 반도체 생산시설을 구축하고자 글로벌 투자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TSMC 등과 논의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AI 분야에서 맞춤형 하드웨어의 중요성이 커지는 점을 반영해 AI 모델 훈련과 구축에 필수적인 칩을 개발·제작하고자 이 같은 계획을 세웠다는 전언이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확인되지 않았다. 일단 샘 올트먼은 '온디바이스 AI' 등의 확산과 맞물려 전용 반도체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자 자체 생산설비를 운영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선 샘 올트먼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도 협업을 추진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작년 방한 당시 그는 국내 스타트업과 대화 중 "많은 기업을 탐방하고 칩 개발을 함께하며 협력하고 싶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샘 올트먼으로서는 AI용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우리 기업과 손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핵심 부품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90% 이상을 점유하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53%, 삼성전자는 38%, 마이크론은 9%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기업은 이미 지난해 2024년 생산분의 판매 계약도 마쳤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도 꾸준한 투자와 연구개발, 타 기업과의 협업으로 HBM 사업을 키우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올해 HBM 시설투자를 전년 대비 2.5배 이상 늘렸는데, 내년까지 이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밖에 오픈AI의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 경우 파운드리 사업까지 갖춘 삼성전자에 호재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생산설비 구축에 시간이 필요해 샘 올트먼과 국내 기업인이 당장 협업을 추진하긴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바라봤을 때 분명 유익한 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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