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이 연율 3.3%로 집계됐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0%)를 1.3%포인트나 웃돈 수치다. 2023년 연간 성장률은 2.5%로 집계됐다.
작년 4분기 및 연간 성장률 모두 1%대 후반대 언저리로 추정되는 미국의 잠재성장률 수준을 웃도는 수치다.
미국 경제는 고물가·고금리 압박 속에서도 지난해 3분기 4.9%라는 이례적인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4분기 들어서도 3%대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탄탄한 회복력을 과시했다.
세부 항목을 보면 개인소비가 4분기에도 2.8% 증가해 경제 전반의 성장을 견인했다. 개인소비의 성장률 기여도는 4분기 1.91%포인트에 달했다.
민간투자 증가율은 3분기 10.0%에서 4분기 2.1%로 둔화했다. 민간투자의 성장률 기여도도 3분기 1.74%포인트에서 4분기 0.38%포인트로 하락했다.
변동성이 큰 재고투자 감소가 민간투자 둔화의 주된 요인이 됐다. 4분기 재고투자의 성장률 기여도는 0.07%포인트로 3분기의 1.27%포인트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3분기 이례적으로 컸던 재고투자 증가가 4분기에는 유지될 수 없을 것이란 전문가 전망에 부합하는 결과다. 주택투자 증가율은 3분기 6.7%에서 4분기 1.1%로 하락했지만, 2분기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앞서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성장세가 작년 4분기부터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여전히 높은 금리 수준과 민간저축 소진, 학자금 대출상환 재개 등 경기에 부정적인 요인이 산재했던 탓이다. 이와 더불어 2022년부터 이어진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의 누적효과가 나타나고 앞선 재정부양책의 효과가 사라지면서 소비 약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그러나 견조한 노동시장을 바탕으로 연말 소비시즌 예상을 웃도는 '깜짝 소비'가 이어지면서 4분기 들어서도 3%대의 강한 성장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4분기 지표 발표로 미국 경제가 강한 침체와 대규모 실업을 초래하지 않고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다만, 예상 밖 경기 호조가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도 있다는 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을 후퇴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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