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효 카카오페이증권 대표, 단독 대표 체제 1년 만에 사임이 대표, 美증권사 인수 무산·실적 악화에 따른 책임론 부상
26일 카카오페이증권에 따르면, 전날 이승효 대표는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공백이 생긴 대표 자리에는 이주랑 현 카카오페이증권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직무대행으로 내정됐으며, 차기 대표 선임까지 대표 직무 대행을 맡는다.
이승효 대표의 임기는 오는 3월 27일까지였으나 그보다 먼저 사임을 표명하고 카카오페이증권을 떠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임 배경은 '일신상의 사유'라고 말을 아꼈지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미국 증권사 시버트파이낸셜 인수 무산과 연이은 실적 악화 등 경영에 대한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해 2월 김대홍·이승효 공동대표 체제에서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 대표는 단독 대표 체제 전환 당시 1979년생의 40대 최고경영자(CEO)라는 점에서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 극복과 실적 회복 과제를 떠안은 상황이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실적은 지난 20202년 설립 이후 매년 적자폭이 확대돼 왔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2021년 133억·125억 ▲2022년 353억·369억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3분기 말까지 각각 370억, 372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4분기 실적 역시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어 여전히 흑자전환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반면 경쟁사인 토스증권은 2분기 연속 흑자전환에 성공해 실적이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했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3분기 말 영업이익 36억원, 당기순이익 35억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작년 연간 누적 영업손실도 4억원대로 줄이며 실적 개선세가 이어졌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실적 부진 외에 사법 리스크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당초 카카오페이증권은 실적 회복을 위한 전략으로 해외주식 서비스 확장하고 미국 종합 증권사 시버트파이낸셜의 지분(19.9%) 인수해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나설 계획이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카카오 그룹 내 핵심 경영진들이 시세조종 혐의로 잇달아 구속되면서 사법리스크가 불거졌다. 이에 시버트사는 지분 인수 계약을 거부했다. 사실상 시버트사는 시세조종으로 금융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카카오그룹에 경영권을 넘기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계약 철회 이후 "시버트사와 함께 지속적인 협력을 모색하고, 비즈니스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추후에도 카카오페이증권의 시버트사 인수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로써 카카오페이증권은 해외주식 서비스 확장에 따른 실적 회복 전략에도 제동이 걸렸다. 또 회사는 지난해 야심차게 내놓은 카톡 내 주식거래 서비스 마저도 시장 기대치에 못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증시 부진에 따른 투자자 예탁금 및 거래대금 감소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력 사업인 브로커리지 수익 개선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이번 이승효 대표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개인적인 사정이라고 알고있다"며 "경질이나 이직에 따른 사임은 아니며, 향후 거취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답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runhai@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