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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보조금 없으면 안 팔리는 전기차···"근본적 정책개선 필요"

산업 자동차 NW리포트

보조금 없으면 안 팔리는 전기차···"근본적 정책개선 필요"

등록 2024.02.06 16:32

박경보

  기자

1월 1000대 밑돈 국산 전기차···보조금 공백 탓 중국은 보조금 폐지·비수기에도 역대급 판매실적가격인하 유도하고 PHEV·충전인프라 확대해야

새해 첫 달 국내 전기차들이 보조금이 확정되지 않은 탓에 부진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보조금이 없어도 잘 팔리는 중국 전기차 시장을 고려할 때 근본적인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중국처럼 전기차 판매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보조금 확대, 충전 인프라 투자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국산 전기차는 748대 팔리는 데 그쳤다. 국내 전기차 간판모델인 현대차 아이오닉5는 39대, 기아 EV6는 29대를 기록했고, 기아 EV9은 449대로 체면 치레했다. 높은 가성비로 주목받았던 KGM 토레스 EVX도 1월 판매량은 27대에 머물렀다.

수입차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판매된 수입 전기차는 821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483대)보다는 크게 늘었지만 테슬라는 1대, 폴스타는 단 1대도 팔지 못했다. 정부가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되지 않은 점이 전기차 판매 부진의 직접적인 배경이다.

환경부, 2월 들어 보조금 정책 발표···지급 기준 상향
환경부는 전기차 보조금 규모를 매년 2월 이후 확정하고 있어 보조금 공백이 불가피하다.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나와야 지자체들도 보조금 규모를 정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사실상 3월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선 정부의 보조금 정책 발표시기가 앞당겨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도 환경부는 2월 들어 새해 보조금 정책을 발표했다. 환경부가 6일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국비 보조금 최대치는 중대형 기준 650만원이다.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기준은 5500만원 미만으로 지난해 대비 200만원 낮아졌다. 또한 기본가격이 5500만~8500만원 미만인 차는 절반의 보조금만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전기차가 팔리지 않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보조금이 사라지더라도 전기차가 잘 팔릴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중국 신에너지차 1월에도 급성장···올해 1000만대 돌파 예상
실제로 중국의 1월 전기차 시장은 국내와 전혀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계절적 비수기, 보조금 전면 폐지 등의 악재에도 대부분의 전기차 브랜드들이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신에너지차(전기차·PHEV) 보조금을 폐지한 중국 정부는 올해 1대당 최대 3만위안(약 548만원)의 취득세를 감면해 주는 내용의 전기차 보급정책을 발표했다.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BYD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20만1493대에 달하는 신에너지차를 판매했다. 전달 대비로는 약 3분의 1 가량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33%나 급증했다. 장성자동차도 전년 동월 대비 295.8% 증가한 2만4988대를 판매했다.

이 밖에 지커(1만2537대)와 세레스(3만6838대)는 각각 302.0%, 654.0%씩 폭증한 판매고를 올렸다. 또 다른 중국 전기차업체인 니오도 전년 동월 대비 18.2% 증가한 1만55대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차이나데일리는 "1월과 2월에 있는 설날과 춘절 연휴는 자동차 매출에 타격을 입혔지만 올해는 많은 업체들이 호실적으로 새해를 시작했다"며 "올해는 중국에서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1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0% 증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제는 가격과 충전 인프라···"해답은 중국에"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중국시장에서 1월에 전기차가 많이 팔린 건 예상 밖의 결과"라며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는 모두 전기차가 기반인데,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자국 수요를 바탕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석권하게 된다면 우리 자동차 산업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정부도 제조사들이 전기차 판매 가격을 내릴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현대차·기아 등 제조사들도 전기차 가격 인하는 물론이고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저가형 전기차를 출시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선 현재 전기차에 집중된 보조금 정책을 플러그인하이브리드로 확대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의 인기가 떨어지는 건 보조금 정책의 한계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 관련 세금이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 보조금 지급이 아니라 세금을 부과하게 될 것"이라며 "보조금만으로 전기차 판매를 늘리는 건 한계가 있고, 판매 가격이 얼마나 빨리 떨어지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조 연구위원은 중국 전기차의 가격이 이미 내연기관차와 비슷하거나 차종에 따라 더 저렴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국내 제조사들도 전기차의 가격을 내리는 대신 내연기관차 가격을 올리는 방향으로 판매 전략을 짜야한다는 제언이다.

또 조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보조금의 영향으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이 높지 않지만 중국은 전기차보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의 성장세가 더 가파르다"라며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충전 등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하는 친환경차인만큼 보조금을 균형적으로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연구위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성장률은 83.9%로, 전기차(24.4%)를 큰 폭으로 앞섰다.

한편에선 개인에게 지급되는 전기차 보조금을 충전 인프라 확대에 써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혁신적인 신기술이 시장에 안착하기 전까지 겪는 침체기인 캐즘(Chasm) 현상을 극복하려면 보조금보다 인프라 투자가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충전소 수는 860만개로, 전년 대비 65%나 증가했다. 이 같은 인프라 확대를 바탕으로 지난해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7.9% 급증한 949만대에 달했다.

김용현 한국폴리텍대학 부산캠퍼스 전기자동차과 교수는 "전기차 성장이 둔화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충전이 불편하다는 것"이라며 "세수 부족에 따라 보조금 규모는 감소할 수 밖에 없고, 장기적으로 국고 보조금 지급보다 충전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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