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 음악콘텐츠 CCO 겸직사위 정종환 실장, CJ ENM 콘텐츠·글로벌사업총괄로 합류식품 '이선호', 콘텐츠 '이경후'···'포스트 이재현·이미경' 시험대
업계에서는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 실장이 식품 사업을 이끄는 가운데 이경후 실장도 CJ ENM 내 보폭을 키우면서 '포스트 이재현·이미경' 행보를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이달 정기 임원 인사에서 이경후 실장이 CJ ENM 음악콘텐츠사업본부 내 신설된 최고콘텐츠책임자(CCO)를 겸직하도록 했다. 음악콘텐츠사업본부는 음악 콘텐츠와 아티스트 사업, 플랫폼과 글로벌 사업 총괄 등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이경후 실장의 그룹 내 역할이 확대된 건 CJ ENM이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도록 기여한 성과가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이 실장(1985년생)은 미국 컬럼비아대 불문과 학사 졸업 후 조직심리학 석사를 취득했다. 지난 2011년 CJ 기획팀 대리로 입사해 CJ온스타일을 거쳐 2017년 CJ ENM 브랜드전략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킬러 콘텐츠를 제작하고 한류 콘서트 '케이콘(K-CON)'을 안착시키는 등 콘텐츠의 세계화를 이끌어내며 지난 2021년 부사장 대우로 승진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음악 사업 부문의 성장세가 가팔랐는데, CJ ENM이 해당 사업에 힘을 실으면서 이 실장에게 신설된 직책을 맡긴 걸로 분석된다.
실제 음악 사업 부문은 지난해 4분기 '제로베이스원' 등 자체 아티스트 앨범 판매와 콘서트 확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5.9% 급증한 354억원, 매출은 21.8% 늘어난 2567억원을 기록했다.
게다가 이 실장의 배우자인 정종환 CJ글로벌인테그레이션 실장이 콘텐츠·글로벌사업총괄로 CJ ENM에 합류하면서 이 부부의 CJ그룹 콘텐츠 사업 내 영향력이 커졌다. 콘텐츠·글로벌사업총괄 역시 정 총괄이 이 회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신설된 역할이다.
정 총괄(1980년생)은 컬럼비아대 학사·석사를 거쳐 중국 칭화대 경영대학원(MBA)를 졸업했다. 씨티그룹·모건스탠리에서 근무하다 2008년 이 실장과 결혼한 후 2010년 CJ 미국지역 본부에 입사했다. 그동안 정 총괄은 주로 미국 등 글로벌 사업과 인수·합병(M&A)에 주력해 왔다.
정 총괄이 인수 작업에 직접 참여한 기업은 대표적으로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컴퍼니'와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를 기획·제작·유통하는 글로벌 프로덕션 '피프스시즌' 등이 꼽힌다.
슈완스는 지난 2019년 CJ그룹이 북미 사업 확대 차원에서 인수했는데, 당시 그는 해외 통합 업무를 맡았다. 슈완스는 막대한 인수 비용에 초기 부담이 컸지만 이후 CJ제일제당과의 시너지가 나면서 해외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작년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부문 매출은 전체에서 47.8%로 절반에 달했고, 같은 해 4분기에는 해외 매출이 국내를 넘어서기도 했다.
피프스시즌은 CJ ENM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지난 2022년 인수한 기업이다. 피프스시즌은 인수 후 할리우드 파업 등 영향으로 줄곧 적자를 내다가 지난해 4분기 194억원 흑자 전환했다. 현재는 할리우드 정상화로 향후 본격적인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정종환 총괄은 향후 CJ ENM의 글로벌 콘텐츠 제작 및 유통 비즈니스 성장 가속화에 집중한단 계획이다. 정 총괄은 피프스시즌 인수 후 통합 작업에 참여했고, 현재 이사회 멤버로 역임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과 콘텐츠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꼽힌다.
CJ그룹 4세 남매가 그룹 계열사에서 각각의 입지를 다지면서 일각에서는 남매의 '계열분리'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이들 역시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남매와 같은 남매 경영 체제를 유지할 거라는 예측이 유력하다. 이선호 실장이 이재현 회장과 같이 그룹 전면에 나서고 이경후 실장이 이미경 부회장처럼 조력하는 그림이다.
올해 이선호 실장이 승진 인사에서 제외되면서 CJ그룹의 승계 작업이 숨 고르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재현 회장이 연초부터 계열사 현장을 방문해 현장경영 행보를 전개하는 가운데 향후 두 남매의 경영 능력을 시험할 걸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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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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