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 반도체 시장 독주의존도↓·안정 공급 모색 나서방한 등 'AI 동맹' 구축 모색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21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향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동기대비 무려 265% 늘어난 수준이다. 또한 시장 추정치였던 204억달러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갓비디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엔비디아의 주가도 그야말로 날아다니고 있다. 실적 발표 직후 엔비디아는 주가가 하루 만에 16.40% 급등하는 등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을 제치고 시가총액 3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이같은 엔비디아의 승승장구에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현재 AI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80~90%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을 꽉 잡고 있다. 엔비디아의 대표적인 AI 칩인 H100 GPU 개당 가격은 5000만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지만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비싸도 없어서 못 팔 정도라는 얘기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등 상황이 이같이 돌아가자 오픈 AI, 메타, 소프트뱅크 등 AI 시장의 빅테크사들의 거물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하거나 생산하려는 방안 모색에 나서고 있다. 자체 개발 및 생산 프로세스를 구축해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는 낮추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빅테크 CEO들이 연이어 한국에 방문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K반도체 기업들의 고위급 경영진을 만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AI 동맹' 구축을 위한 것. 엔비디아 역시 TSMC 공정에 생산능력이 좌우될 정도로 연합전선 구축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필수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을 생산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중에서도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후공정(패키징)까지 갖춘 '일괄생산(턴키)'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 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경영진들을 만났다.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도 10년 만에 방한한다. 특히 저커버그는 방한 기간 중 윤석열 대통령과 조주완 LG전자 CEO와의 만남 일정 외에도 삼성전자 경영진을 만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경우 AI에 필요한 반도체 공급을 위해 10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조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프로젝트는 일본 창조신 이름을 따온 코드명 '이자나기(Izanagi)'로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손 회장의 반도체 펀드 추진 역시 엔비디아에 대적하기 위함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빅테크사들은 '칩을 설계해 위탁'할지, '생산까지' 할지 각사의 전략에 따라 동맹 구축을 맺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마존, 구글, 애플, 메타, 테슬라 모두 자체 칩 개발에 착수했다"며 "빅테크의 자체 반도체 개발은 특정 회사(엔비디아)에 대한 지나친 칩 의존도를 낮출 것이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AI 산업 고도화에 따라 다품종 소량생산, 개별 제품 솔루션에 맞는 칩이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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