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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부메랑 된 '책임준공' 사업장···PF 신탁업계 전이 우려

부동산 부동산일반 위기의 부동산 신탁사

부메랑 된 '책임준공' 사업장···PF 신탁업계 전이 우려

등록 2024.02.29 16:56

수정 2024.03.04 10:07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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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신탁사 14곳 지난해 순이익 60% 이상 급감실적 저하에 신용등급 강등까지...자본 조달력 약화책준사업 부실로 회수 쉽지않을듯...신탁계정대여금 급증

부메랑 된 '책임준공' 사업장···PF 신탁업계 전이 우려 기사의 사진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부동산 신탁사들의 실적 부진과 재무 무담이 확대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신탁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신탁사 14곳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총합은 2491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당기순이익 총합은 6426억원으로 약 61.2% 급감했다.

KB부동산신탁과 교보자산신탁은 순이익을 냈던 2022년과 달리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KB부동산신탁의 경우 2022년에는 677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는 연간 84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교보자산신탁은 303억원의 순이익에서 295억원의 순손실로 전환됐다.

신탁사 중 9개사는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이 급감했다. 회사별로 무궁화신탁 89.3%, 코람코자산신탁 89.1%, 대한토지신탁 55.4%, 코리아신탁 47%, 우리자산신탁 46.6% 등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늘어난 곳은 대신자산신탁, 한국투자부동산신탁, 한국자산신탁 3곳에 불과했다.

업계에선 책임준공형 신탁의 부실이 실적 악화의 주범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사업 자체가 부실해지면서 관련 대출채권 손실이 대거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신탁사가 자금 차입에 대한 책임은 부담하지 않고 명목적인 사업시행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관리형 토지신탁'은 대부분 신탁사가 대주단에 천재지변이나 전쟁 등 불가항력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약정된 기한 내 공사 완료·사용 승인·준공 인가를 받겠다고 약정하는 책임준공확약을 제공하는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이다.

통상적으로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은 담보력이 낮은 오피스텔 등 비(非) 아파트의 비중이 크고, 자체 신용도가 낮은 지역 중소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의 금융사들이 대주단을 구성해 신탁사의 신용을 담보로 시행 주체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2021~2022년 신탁사들이 크게 늘린 책준형 사업장 만기가 올해 여러 곳 도래할 예정으로 신탁계정대 투입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해당 사업장의 경우 지방과 비아파트 위주로 미분양 우려가 커 투입한 사업비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시행·건설사들이 도산하면서 신탁계정대여금도 급증하고 있다. 신탁계정대여금은 2022년 2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9000억원으로 2배가량 늘어났다. 신탁계졍대여금은 사업장 부실 방지 등을 이유로 신탁사가 대신 투입하는 자금이다. 사업비를 회수하지 못할 경우 부실로 연결될 수밖에 없어 재무건전성을 살펴보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신탁사의 실적 저하는 신용등급 강등과 자본 조달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원은 자산총계 기준 업계 1위인 한국토지신탁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강등했다. 이로인해 한국토지신탁은 총 1000억원을 모집하는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매수 주문량이 380억원에 그치는 미매각을 겪기도 했다.

업계는 신탁사 PF 부실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업계 전반으로 전이시키고 부동산 시장 전반의 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도 부실 우려 사업장에 대한 신탁사 건전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충당금 적립 실태를 일제 점검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저조한 분양률로 신탁사 손실 확대가 우려되거나 시공사의 책임준공 기일이 지난 사업장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부동산신탁사의 건전성 악화 리스크는 해당 사업장만 아니라 다른 사업장 등으로 전이될 수 있으므로 엄정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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