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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세계로 뻗는 구본상의 '무기 세일즈'···오너家 주머니 두둑

산업 중공업·방산 지배구조 2024|LIG②

세계로 뻗는 구본상의 '무기 세일즈'···오너家 주머니 두둑

등록 2024.03.04 07:05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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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 미등기임원으로 경영 복귀···적극적인 해외 마케팅2015년부터 6년간 총 배당액의 절반 구 회장 형제 주머니로22년 지분 일부 매각 후 배당 안해, 지배력 따라 좌지우지

구본상 LIG그룹 회장은 지난 2021년 5월 LIG넥스원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구본상 LIG그룹 회장은 지난 2021년 5월 LIG넥스원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경영 일선에 복귀한 구본상 LIG그룹 회장이 공격적인 글로벌 영토 확장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LIG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IG넥스원의 무기 세일즈를 위해 직접 발로 뛰는 행보를 펼치면서다.

다만 외부의 시선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이 구본상 회장과 동생 구본엽 LIG 사장의 자금줄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잇단 수주 성과로 늘어나는 배당이 지주사 LIG를 거쳐 오너가 주머니로 들어가는 구조여서다.

구본상 회장, 2021년 경영 복귀···해외 세일즈 적극적

구본상 LIG그룹 회장은 지난 2021년 5월 LIG넥스원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당초 구 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취업제한 제재가 2021년 10월 풀렸으나 법무부 취업승인을 받아 복귀시기를 약 5개월 앞당겼다. 구 회장은 과거 사기성 LIG건설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로 2012년 10월 구속돼 2016년 10월 만기 출소한 바 있다.

구 회장은 'LIG넥스원 경영임원'으로서 복귀 후 구속 직전 맡았던 해외 영업 총괄하며 중동·동남아 등 역점 시장에서 적극적인 세일즈를 펼치고 있다.

그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로봇·무인분야 국제전시회 'UMEX 2022'에 직접 참석하는가 하면 올해 말레이시아를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수주에 직접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구 회장의 경영 복귀와 함께 K-방산이 호황기를 맞자 LIG넥스원은 괄목할 만한 실적 성과를 거뒀다. 매출은 2019년 1조4519억원에서 2022년 2조2162억원으로 2조원을 뛰어넘었고, 이 기간 영업이익도 181억원에서 1788억원으로 887.9% 성장했다.

2023년에도 매출 2조3068억원과 영업이익 1864억원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여기에 LIG넥스원은 미국 로봇 개발·제조업체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를 추진하면서 군수·내수 시장 탈피라는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다.

구본상·본엽 오너 형제 지배력에 따라 '배당' 좌지우지
하지만 LIG넥스원이 구본상 회장 주도 하에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힘을 쏟는 이유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재계의 시선이다.

주력 계열사인 LIG넥스원의 성장세가 이어질수록 오너 일가의 배를 불리는 형태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코스피 상장사인 LIG넥스원이 배당금을 지급하면 비상장사인 LIG가 이를 수령해 다시 오너가 형제에게 돌아가는 구조란 얘기다.

LIG넥스원의 최대 주주는 LIG그룹의 지주사인 LIG로 2022년 말 기준 4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 LIG는 오너가인 구본상 LIG그룹 회장과 동생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이 각각 56.2%, 36.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LIG넥스원은 사실상 오너가 형제의 지배를 받는다.

세계로 뻗는 구본상의 '무기 세일즈'···오너家 주머니 두둑 기사의 사진

이로 인해 LIG넥스원의 배당은 이들 오너 형제의 지분 상황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있다.

두 형제가 2015년 구자준 LIG문화재단 이사장(11.6%)과 구본욱 LK투자파트너스 대표(8.0%), 구자준 전 LIG손해보험 회장(6.8%) 등 다른 주주들이 들고 있던 LIG 주식을 대거 양도받으면서 지분을 크게 늘리자 LIG도 처음으로 배당을 시작했다.

그리고 배당의 원천은 LIG넥스원으로부터 나온다. 실제로 LIG가 배당을 시작한 2016년(지급일 기준) LIG넥스원은 60억원대였던 배당 규모를 96억원까지 대폭 늘렸다.

2018년부터는 실적 부진 탓에 LIG넥스원의 배당지급액이 51억원 수준으로 줄었음에도 두 형제에게 흘러간 배당은 27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2020년 61억원, 2021년 92억원으로 배당을 대폭 늘리자 오너 일가의 배당금도 45억원, 68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2015년부터 6년간 LIG넥스원이 LIG로 배당한 447억원 중 절반 가량(221억원)이 구 회장 형제로 흘러들어간 셈이다.

특히 구본상·본엽 형제에 의해 바뀌는 배당 정책은 지난 2022년 사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두 형제는 지난 2022년 1월 LIG 지분 25%를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에 팔아 지분율이 낮아지자 아예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대신 지분 일부를 팔아 1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작년 다시 배당을 재개했으나 그 규모는 이전과 비교해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LIG넥스원이 LIG에 139억원을 배당했는데, 이에 따른 LIG의 총 배당액은 49억원, 그 중 두 형제의 몫은 33억원이다.

두 형제는 2023년까지 8년간 254억원을 배당받았다. 여기에 구 회장은 LIG넥스원의 경영임원으로도 등재돼 김지찬 대표이사보다 약 3억원 많은 13억3600만원의 보수까지 두둑하게 챙겼다.

시장에서는 최근 LIG넥스원의 수주잔고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오너 일가로 흘러가는 자금줄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LIG의 배당은 최대주주인 구본상·본엽 형제의 지배력에 따라 늘어나고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자금줄인 LIG넥스원의 실적에 따라 오너 일가의 주머니도 두둑해지는 만큼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구 회장의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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