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작년 한국과 미국서 총 10차례 부과매년 1~4번, 횟수·금액 작년만 급격히 증가전기차 17만대도 대상···전문가 "리콜은 긍정적"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한국과 미국에서 총 10차례 과징금(차량과 관련없는 과징금은 제외)을 납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두 국가가 현대차에 부과한 과징금은 약 92억3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 환경청(CARB)가 환경규제 위반 자진공개 명령에 따른 제어기 변경 인증 신고 누락(10건)에 대해 부과한 과징금 310만9050달러(약 41억원)이 포함된 수치다.
현대차의 과징금 납부횟수는 지난해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5년간 차량 관련 과징금 납부횟수는 ▲2019년 4회 ▲2020년 2회 ▲2021년 1회 ▲2022년 2회였다.
현대차, 지난해 과징금 10회 걸쳐 92억원 납부
차량 관련 과징금의 규모도 지난 5년 새 최대 수준이다. ▲2019년 20억3425만원 ▲2020년 67억2000만원 ▲2021년 1700만원 ▲2022년 27억7600만원에서 지난해 90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현대차의 과징금 대상 리콜 사유는 ▲어린이 하차 확인장치 미작동 ▲좌석안전띠 경고장치 안전기준 위반 ▲타이어공기압경고장치 안전기준 위반 ▲차로 유지 보조기능(LKA) 작동 불량 ▲자동차안정성 제어장치 안전기준 위반 ▲타이어 최대허용하중 안전기준 위반 ▲시정조치 후 판매자 고지 위반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차는 올해도 전기차를 대상으로 대규모 리콜에 나선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4일 현대차‧기아가 판매한 전기차 16만9932대에서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소프트웨어 오류가 발견돼 리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아이오닉5‧6, 제네시스 GV60‧70 등 리콜 대상 전기차들은 저전압 배터리 충전이 불가하고 주행 중 차량이 멈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기아는 앞서 지난 2015년 세타2엔진에 대한 대규모 리콜 사태로 4조4200억원에 달하는 누적 충당금을 쌓은 전력이 있다. 당시 세타2엔진에서 커넥팅 로드 베어링이 소착되는 결함이 발견돼 쏘나타‧싼타페‧K5‧쏘렌토 등 약 400만대에 달하는 차량이 리콜 대상에 올랐다.
지난해 리콜 규모가 급격히 늘고 올해도 대규모 전기차 리콜이 결정되면서 일각에선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부터 강조해온 '품질경영'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신년회에서 "품질에는 결코 타협이 있을 수 없고, 결국 품질이 좋은 회사가 고객에게 인정받게 돼 있다"며 품질 기반의 고객만족과 신뢰를 강조한 바 있다.
전문가 "미래차 제작결함 불가피···해외선 리콜 환영"
다만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늘어나는 리콜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이유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커넥티비티,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차량이 구조적으로 복잡해지고 있어 차량의 제작결함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제조사가 제작결함을 숨기지 않고 자발적인 시정조치에 나서는 리콜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봐야한다는 얘기다.
올 들어 현대차가 품질경영실장을 새롭게 임명한 것도 '품질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가 아니냔 해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현대차는 품질경영실장 자리에 강철중 신임 상무를 앉히고 기존 실장인 김경철 상무를 연구개발품질기획실장에 보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신차의 리콜은 개발과정에서 충분한 테스트를 거치지 못했다고 볼 수 있고, 이는 고객들의 불편으로 이어진다"면서도 "다만 세타엔진 사례와 같은 중대한 결함이 아니라면 (조속한 리콜은)브랜드 이미지 개선 측면에서 괜찮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도 "국내는 리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제작결함에 발 빠르게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해외에선 긍정적인 시각이 더 강하다"며 "최근 전자부품 적용이 늘면서 리콜이 늘고 있으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통해 해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횟수나 규모만 놓고 문제 삼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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