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1분기 순익 추정치 4.5조···전년 대비 8.7%↓은행 NIM 감소·PF대출 충당금 등이 악재로 작용할 것저축銀 브리지론, 자기자본의 68%···추가 충당 불가피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4조4737억원으로 조사됐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1분기(4조9015억원)보다 8.27% 감소한 수치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최근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올 한 해 은행업의 수익성은 떨어지고 리스크는 증가하는 어려운 한 해를 보낼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까지 연속적인 성장을 해왔다. 이들의 역대 1분기 순이익은 지난 2020년 2조8372억원, 2021년 3조9647억원, 2022년 4조870억원에서 지난해는 4조9015억원으로 뛰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금융지주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중은행의 실적이 고꾸라지며 지주사 실적도 동반 감소할 전망이다.
실제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금융지주들의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3.2%~14.1%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우선 KB금융은 순이익이 지난해 1분기 1조4976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3627억원으로 9.0%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동 기간 1조3880억원에서 1조3433억원으로 3.2% 감소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9464억원으로 추정돼 지난해 1분기보다 14.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감소 폭이 큰 셈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금융은 지난해 1분기 9137억원에서 올해 1분기 8213억원으로 10.1% 줄어든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같은 전망에는 금융지주 순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은행 핵심 수익성 지표 순이자마진(NIM)이 지속적인 하락세가 영향을 미쳤다. 실제 은행들의 NIM은 기준금리 동결로 영향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4분기 NIM이 1.85% 떨어져 지난해 2분기(1.83%)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신한은행은 1.64%에서 1.62%로 하락했다. 하나와 우리은행은 지난 2022년 4분기 이후 매 분기 NIM이 하락했다.
홍콩 ELS 배상 이슈도 악영향을 미친다. 은행별 홍콩 ELS 판매 규모는 ▲국민은행(8조1972억원) ▲신한은행(2조3701억원) ▲농협은행(2조1310억원) ▲하나은행(2조1183억원) ▲SC제일은행(1조2427억원) ▲우리은행(413억원)으로 나타났다. 총선을 앞두고 모든 은행이 자율배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ELS 가입자 손실률을 50%, 배상 비율을 40%로 가정하면 각 은행 배상 규모는 ▲국민은행 9489억원 ▲신한은행 2666억원 ▲하나은행 1476억원 ▲NH농협은행 1466억원 ▲SC제일은행 1237억원 ▲우리은행 92억원으로 집계된다. 배상액은 회계상 충당부채로 반영돼 순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ELS를 판매한 모든 은행은 이번 주 내에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안에 대한 논의를 마치고 자율배상에 나설 전망이다. 이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자율배상을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농협은행은 ELS 분쟁조정안 수용에 대한 논의를 28일,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29일 이사회를 열어 진행한다.
부실 대출 증가에 따른 충당금 적립도 관건이다. 4대 금융이 미회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대출액은 지난해 말 1조9660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전년 동기(6448억원)보다 48.8%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 특히 2022년 4분기(10∼12월) 7.2%였던 취약 대출자의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7∼9월) 8.9%로 1.7%포인트 상승했다. 추가 충당금 적립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편 시중은행 외에 저축은행 업계도 PF대출 우려가 치솟으면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태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9월 기준 자기자본 대비 브리지론 비중이 68%에 달하는 저축은행의 충당금 규모가 6%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현재 금융당국이 지속적인 PF대출 충당금 적립을 요구하고 있는 데다, 최근 한국은행에서도 PF대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추가 충당금 적립은 예견된 수순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실적 감소도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1분기부터 ELS 배상액은 물론 추가 충당금 적립 이슈로 인한 순이익 감소를 각오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비용 절감을 위한 은행권 채용 감소나 비활성화 점포 축소 등도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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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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