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17일 여의도 63컨벤션센터 3층에서 코스닥 시장 상장에 따른 미래 전략과 비전을 밝히기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2014년 설립된 디앤디파마텍은 GLP-1(Glucagon-Like Peptide-1) 계열 펩타이드를 활용한 만성 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이다. 회사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DD02S, DD03) ▲주사용 MASH 치료제(DD01)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NLY01) 등 GLP-1 기반 신약 개발을 전개하고 있다.
GLP-1은 장에서 분비되는 자연적인 호르몬으로, 혈당 조절, 식욕 감소, 체중 감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혈관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 치료제로 유명한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 '비고비' 등이 GLP-1 유사체 주사제다. 노보노디스크는 세계 최초로 경구용 GLP-1 유사체 치료제인 '리벨서스'를 당뇨병용으로 허가받기도 했다.
간담회에서 이 대표는 '리벨서스'를 직접 언급하며 자사 기술이 지닌 특장점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디앤디파마텍은 GLP-1 자체 약 효능과 안정성을 최적화할 수 있는 펩타이드 맞춤 설계기술과 경구 흡수율과 복약 순응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 제형 구조 최적화 기술을 통해 경구용 GLP-1 의약품 성능을 높였다고 말했다. DD02는 현재 개 대상 실험에서 리벨서스 대비 약 10배 이상 높은 경구 흡수율을 달성했다.
회사 측은 이런 결과가 임상에서 재현되어야 한다는 단서를 덧붙이면서도, 지금까지 나온 결과를 봤을 때 차별화된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낮은 생산원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방침이다.
디앤디파마텍의 펩타이드 경구화 기술인 '오랄링크'는 지난해 4월 미국 멧세라(Metsera)사와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에는 기존 계약 확장과 주사용 비만 치료제 신규 라이선스 계약까지 체결하며 총규모 약 8억 달러(약 1조500억원) 수준의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은 약 1000만 달러(약 138억원) 규모다.
여기에 일반적 기술이전 계약과 달리 임상 진입 전까지 개발을 주도하는 별도의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해 2026년까지 최소 1500~2000만 달러(200~270억원) 규모 추가 수익을 확보했다.
MASH 치료제 DD01의 경우는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 작용하는 이중 수용체 작용제로서 지난해 미국 임상 1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확인했다. 회사는 상반기 중 임상 2상을 미국에서 개시할 예정이다. DD01은 지난달 미국 FDA에 패스트트랙 약물로 지정돼 향후 임상 개발과 허가심사에 있어서 보다 빠른 진행을 위한 FDA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DD01은 전임상 동물실험 단계에서 체중감소 효과 등을 보였다. 2021년 9월엔 중국 대사성질환 전문 제약사인 살루브리스와 중국 지역에 대해 약 2500억원(1억9200만달러) 규모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살루브리스는 하반기 중 중국 내 임상 1상 개시 예정이다. 디앤디파마텍 측은 현재 북미에서 DD01을 MASH 치료제로 임상 진행하고 있지만, 비만 치료제로 임상 진행 중인 중국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MASH·비만 치료제로 동시 개발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복합적인 유효성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DD01은 내부적으로 확신이 있어서 1상 결과를 보고 2상까지 직접 진행해서 제품 가치 올린 후 내년 말이나 내후년 정도 2상 결과를 바탕으로 3상부터 파트너십을 진행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자회사와 지분 투자 회사에 대한 소개도 함께 했다. 뇌조직 기반 단일세포 빅데이터를 구축한 볼티드 섹(Valted Seq)과 조인트 벤처로 세운 방사선 치료제 개발 기업 Z-알파(Z-alpha) 등이다. 각각 지분 100%와 60%를 소유한 회사로, 향후 기업 가치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홍성훈 디앤디파마텍 부사장은 "3수 만에 상장했지만 기술성 평가는 한 번도 낙방하지 않았다"라면서 "이전엔 우선적응증이 파킨슨이었는데, 객관화된 지표가 없는 영역이라 임상 유효성 확인이 어려웠던 것이 낙방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 번째 심사에서는 비만, NASH 치료제 등 유효성 평가받기 쉬운 부분을 우선적응증으로 내세워 승인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디앤디파마텍은 기존에 파킨슨병 치료제 회사로 알려져 있었지만, 사실 설립 초기부터 GLP-1 계열 펩타이드 신약 개발에 집중해 온 기업"이라며 "이번 코스닥 상장으로 미충족 수요가 높은 비만 및 MASH로 대표되는 대사성질환 중심으로 GLP-1 계열 펩타이드 신약의 빠른 상업화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회사의 첫 번째 신약 후보물질이었던 NLY01(파킨슨병 치료제 후보 물질)에 대해서는 "현재 큐어 파킨스 재단(Cure Parkinson's)과 임상 결과를 자세히 분석 중"이라며 "분석이 마무리되면 회사에서 추가적으로 임상 3상 진행 여력은 안 되지만, 다국적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추가 임상할 수 있기를 기대 중"이라고 현황을 밝혔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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