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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KAI, 글로벌 수주잔고 '21조원'···덩치 커지고 날개 달았다

산업 중공업·방산 밸류업 K방산

KAI, 글로벌 수주잔고 '21조원'···덩치 커지고 날개 달았다

등록 2024.05.09 06:30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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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래 첫 매출 '3조원'···수주잔고 21조원 사상 최대수출 효과 본격화···수주 훈풍 속 '완제기·수출' 체질 개선세계 7위 항공·우주 기업 목표···1.5조원 대규모 투자 예고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항공 방산 불모지였던 한국이 이제는 어엿한 전투기 수출국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있다. 1999년 정부 주도로 설립된 KAI는 태생부터 '국가 항공산업 육성'이라는 명목 하에 만들어진 기업이다.

KAI는 최근 잇따라 대규모 수주 계약을 따내며 글로벌 항공·전투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넉넉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외형 성장의 날개를 단 KAI는 이제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며 또 한 번의 퀀텀점프를 위한 변곡점에 서 있다.

매출 3조원 시대 활짝···올해 1분기부터 호실적


글로벌 방산 호황 속 KAI의 수출 효과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3조원' 시대를 연 KAI는 올해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AI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81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7% 증가했고 이 기간 올린 영업이익은 2475억원이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6.48%로, 전년(5.08%)보다 1%p 넘게 개선됐다.

폴란드 FA-50GF 12대의 성공적 납품과 KF-21, 상륙 공격헬기, 소해헬기 등 안정적인 체계개발, 코로나로 위축됐던 기체 부품사업의 회복세가 최대 매출을 견인했다.

올해 실적 성장세는 더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매출 30.1%, 영업이익 147.4%, 당기순이익 18.5%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하반기 들어 실적 반등에 성공한 지난해와 딜리 올해는 1분기부터 실적을 대폭 개선한 것이다.

KAI 관계자는 "안정적인 체계개발사업 수행과 기체구조물 매출 회복에 더해 폴란드 완제기 사업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2023년 최대 매출 달성에 이어 2024년 1분기에도 호실적을 냈다"며 "올해 주력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면서 '글로벌 2050 비전' 기반으로 미래사업을 본격화해 성장성을 강화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완제기 수출 물꼬···수주 훈풍 속 체질 개선


글로벌 방산시장은 지난해 시작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최근 발발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수요 확대 기조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 KAI는 KT-1 기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 FA-50 경공격기, KUH 기동헬기, 무인기 등 주요 무기체계를 국내 개발된 항공기로 전력화함으로써 자주 국방력을 제고하고 있다. 이같은 개발·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잇단 수출 성과도 내고 있다.

KAI는 지난 2022년 폴란드를 상대로 30억달러(약 4조원) 규모의 경전투기 'FA-50' 48대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멈춰있던 완제기 수출의 물꼬를 텄다. 동남아시아 중심으로 수출시장을 확대해온 국산 항공기가 유럽 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라 의미가 남다르다.

이후 수출 확대 전략을 통해 지난해에도 말레이시아에 FA-50 수출 계약을 따냈으며, 중동과 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7.7%에서 2022년 30.9%, 2023년 48.3%로 증가하는 추세다. KAI가 최근 폴란드에 전투기 FA-50를 납품하기 시작한 만큼 수출액은 향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방산 수주 훈풍 속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 하다. KAI의 완제기 사업인 T-50·KF-21계열 매출이 전체의 41.12%를 차지하며 본궤도에 오르자 방위사업청 등 국내에 편중된 매출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KAI는 지난해 연말 기준 21조8000원의 수주잔고로 향후 안정적이고 탄탄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수주도 4조6365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연초 가이던스인 4조4769억원 대비 초과 달성했다.

KAI는 올해도 6조원에 가까운 수주 목표(5조9147억원)로 외형 성장의 기대감을 높였다. 매출도 전년 대비 27.6% 증가한 5조9147억원을 목표로 한다.

올해 KF-21 최초 양산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KAI는 견고한 국내사업 수주는 물론 수리온 첫 수출과 FA-50의 신규시장 개척 등 지난해 대비 144.6% 증가한 3조368억원을 완제기 수출 목표로 제시했다.

글로벌 민항기 시장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기체부품사업도 전년 대비 42.46% 상승한 1조1075억원의 수주가 전망된다.

또 한 번의 퀀텀점프 예고···미국 진출 재도전장


글로벌 방산 호황에 자신감을 찾은 KAI는 세계 7위 항공·우주 기업을 목표로 한 또 한 번의 '퀀텀점프'를 노린다.

강구영 KAI 사장은 "올해는 수출 기종을 다변화하고 미래 사업에 대한 적극적 투자와 실행을 통해 퀀텀점프의 기반을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KAI는 1조5000억원 규모의 'R&D' 승부수를 던지면서 올해부터 연구개발비 규모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빚을 내서라도 투자하겠다"는 강구영 KAI 사장의 발언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폴란드 수출형 FA-50GF. 사진=KAI 제공폴란드 수출형 FA-50GF. 사진=KAI 제공

대규모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한 국내외 방산 세일즈의 광폭 행보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 첫 국산 기동 헬기 '수리온'의 중동 수출과 경공격기 FA-50의 미국 수출이 기대된다.

현재 KAI는 이라크와 수리온 수출 계약 세부조항을 놓고 막판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2024 이라크 방산전시회'(IQDEX)에 참가해 강 사장이 타벳 알 아바시 이라크 국방장관과 이라크 국방위원들에게 수리온(KUH)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수리온 헬기는 2010년대 중반부터 이라크, 인도네시아, 태국 등 여러 나라와 수출을 협의했지만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이라크가 원유 파이프라인 테러 등에 대비하기 위해 정찰헬기 도입을 추진하면서 첫 수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와 함께 KAI는 이집트와 FA-50 수출 물량을 논의하고 있고, 슬로바키아의 고등훈련기 교체 사업과 미국의 공군·해군 훈련기 도입 사업 수주를 준비하는 등 올해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이중에서도 미국은 KAI가 특히 공을 들이는 시장이다. 2018년 미 공군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1차전에서 보잉-스웨덴 사브 컨소시엄에 밀린 아픔을 털고 미국 진출에 재도전장을 던졌다.

고등훈련기 TA-50과 FA-50를 내세운 KAI는 록히드마틴과 협력체계를 통해 사업을 수주한다는 전략이다. 미국 해군과 공군을 합쳐 총 500대 수준을 납품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운용·유지비용을 고려하면 사업 규모는 최대 5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규모다. 미국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게 되면서 다른 국가로의 수출길도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라크·아랍에미리트(UAE) 회전익, KF-21 최초 양산 등의 기대 수주가 계획대로 진행되며 향후 실적 성장 가시성 높여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도 "상반기 중으로 국내에서는 KF-21 초도 양산 계약, 해외에서는 중동향 수리온 수출 계약 체결을 기대한다"며 "이 외에도 중앙아시아향 FA-50 수출 사업과 미 해군 고등훈련기 사업도 하반기에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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