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불황에 해외사업·플랜트 분야 사업 영역 확대인적 네트워크부터 설계기술까지 해외사업 지원 전력이라크·사우디·몽골 등 주요 거점 국가 프로젝트 참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1월 ㈜한화 건설 부문 해외사업본부장에 김동선 부사장을 선임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 부사장은 2017년 한화건설을 떠난 이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갤러리아 등을 거쳐 7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했다.
김 부사장은 현재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 한화로보틱스 전략담당임원 등으로 재직하며 그룹 내 유통·레저·로봇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여기에 김 부사장은 건설 부문까지 추가하게 됐다.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불황 타개 카드로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토목 사업과 플랜트 사업에 힘을 실으려는 의도로 비친다.
김 부사장의 복귀로 이라크 비스마야 사업 재계약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사장은 2014년 해외영업본부 소속으로 이라크 현장에 파견됐고 이후 신성장동력 팀장으로 재직했다. 이라크 현장 근무 당시 정부 고위관계자들과 직접 만나 추가공사에 대한 구체적인 조건을 협의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한화 건설 부문은 이라크로부터 2억3000만달러에 해당하는 미수금을 받아 기준 3만 가구 규모 사업을 마무리한다. 남은 7만가구 사업 재개를 두고 상반기 협상을 진행하는데 김 부사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비스마야 프로젝트 최초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도 협상에 깊숙이 관여한 바 있다.
김 부사장이 책임자로 선임된 만큼 비스마야 사업 재개와 그에 따른 성과 모두 김 부사장의 공로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 기준 비스마야사업 관련 수주잔고는 주택 5조4627억원, 사회기반시설 1조8747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스마야 개발사업을 두고 변경계약이 체결돼 프로젝트가 정상궤도에 오른다면 7조3374억원 규모의 수주잔고는 공사 진행에 따라 매출로 인식된다.
한화 건설 부문 관계자는 "김동선 부사장은 이라크 정부 및 주요 기관 관계자와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글로벌 사업 경험을 쌓아 주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라크를 포함해 해외 건설사업의 활로를 뚫는 데 힘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너일가 4세인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도 최고경영자로서 낸 첫 실적에서 3조 원 이상 분기 신규수주를 회복했다. 허 사장이 1분기 GS건설의 우수한 수주 실적을 이끈 데는 해외 플랜트사업이 큰 역할을 했다.
GS건설은 1분기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의 '파딜리 가스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2번 황회수처리시설 공사'를 확보했다. 한 번에 12억2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의 수주고를 올린 것이다.
그동안 GS건설의 플랜트 부문 수주실적은 2022년 4300억원, 2023년 4860억원으로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지만 올해 1분기 플랜트 부문 수주는 1조6150억원으로 급증, 지난해까지와 크게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GS건설은 이번 수주를 계기로 해외 플랜트 사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유가가 바닥을 치고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플랜트 사업에 집중해왔지만 유가 회복과 함께 신규 발주가 늘어나는 시장 상황에 발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올해 GS건설의 플랜트 주요 파이프라인을 보면 아랍에미리트에서 타지즈 메탄올 프로젝트(약 6700억원), 애드녹(ADNOC) 나프타 업그레이드 기본설계(FEED) 프로젝트(약 6700억원) 등도 여전히 남아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유가 회복으로 해외 산유국 발주 물량이 증가해 대형 플랜트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다"며 "재도약의 기반을 견고히 다지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의 기틀을 재정립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코오롱그룹 오너 4세인 이규호 부회장은 올해 코오롱글로벌 등 주요 계열사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책임경영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2022년 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1년 만인 작년 11월 부회장에 올랐다.
이번에 전략부문을 총괄하는 이 부회장이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강력한 오너십을 바탕으로 중장기 미래성장전략 수립과 신사업도 꾸준히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코오롱글로벌의 비주택부문 수주를 늘려가며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최근 몽골 솔롱고 공동주택사업(약 3000억원)을 주도해 해외 주택사업으로 범위를 확장했고 KT&G의 카자흐스탄 신공장, 대웅제약 나보타 공장 등 굵직한 해외사업을 수주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스리랑카, 요르단 등 국가를 중심으로 수처리시설 건설을 주로 수행했고 네옴과 우크라이나 재건, 인도네시아 수도이전 등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 참여도 추진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수처리, 해외사업 등 양질의 수주를 기반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지속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OCI기업집단의 또 다른 그룹인 SGC그룹의 3세인 이우성 사장은 SGC이테크건설 간판을 SGC E&C로 바꿔달았다. 이 사장은 Engineering(엔지니어링)과 Construction(건설)을 합한 것으로 새 이름과 함께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 사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사업 계획을 통해 사우디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가로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사우디를 비롯해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주요 거점 국가를 중심으로 수주를 진행하며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SGC E&C는 지난해 사우디 SEPC 에틸렌 설비 공사(6877억원) 수주로 4년 만에 사우디 시장에 재진입했고 올해 2월에도 사우디 현지 법인 APOC를 통해 약 2500억원 규모의 'IPA(Isopropyl Alcohol, 아이소프로필 알코올)' 생산 설비 공사를 수주하면서 올해 1분기 신규수주액 3677억원을 달성했다.
SGC E&C는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수주한 플랜트 사업을 통한 수익이 오는 4분기부터 인식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SGC E&C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질 전망이다. 이 사장은 "올해는 신규 사명과 함께 해외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EPC 선도기업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37@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