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은 운임 최근 상승세···홍해 사태·중국·수출 '호재'1분기 운임 하락에도 취급 물량↑···"추가 수혜 열려 있어"이달 화물사업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수익성 평가 관건
11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국제선 화물 운송량은 100만7737톤으로, 전년 동기(86만4666톤) 대비 16.55% 늘어났다. 1분기 기준 국제선 화물 운송량이 100만톤을 넘어선 것은 2018년(100만8243톤)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초 시장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전례 없는 특수를 누렸던 항공화물 사업이 엔데믹 이후 운임 정상화 과정에서 부진을 겪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발틱거래소 항공운임지수(BAI)에 따르면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 운임은 지난해 1월 1kg당 6.14달러에서 올해 1월 5.22달러로 떨어졌다. 이어 2~3월 들어서는 4달러대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늘어난 화물량이 하락세인 운임을 상쇄하면서 올해 1분기 대한항공의 화물사업은 선방한 모습이다. 이 기간 매출은 996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485억원)와 비슷한 실적을 기록했다. 항공화물 운임 하락에도 견조한 수요가 실적을 뒷받침한 것이다.
반도체 수출·중국 이커머스 '물동량' 이끌어
최근 항공업계 화물 수요는 반도체 수출과 중국 전자상거래 물량이 이끌고 있다.
국내 대표 수출품인 반도체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전체 항공 물동량을 밀어 올렸다. 대부분의 화물이 선박을 통해 해상으로 운송되는 데 비해 온도·습도에 예민한 반도체는 항공기로만 운송되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항공 화물 수출액은 687억1845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32억7046만달러보다 29.0% 늘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일명 '알테쉬'로 불리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공세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직구가 대폭 늘면서 화물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중국 신생 플랫폼의 물동량이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으며,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은 연평균 22%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해 사태 '반사이익'···아시아나 화물 매력도 높아질까
항공화물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홍해 지정학적 리스크 '반사이익'으로 운임까지 상승 기조를 타고 있다.
국제 항공 화물 운임지수 TAC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당 5.54달러로 전달 대비 13.5% 올랐다. 이는 1년 전 5.20달러보다 6.5% 상승한 것이다.
통상 항공화물 운임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작년 말 ㎏당 7.1달러에서 올해 1월 5.22달러, 2월 4.88달러로 떨어지다가 SCFI 상승이 본격화한 3월부터 뛰기 시작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화물 운임은 2022년 2분기 856원/km를 기록한 후 7개 분기 연속 전년 대비 하락했지만 최근 컨테이너 운임 급등과 아시아 주요 공항과 항공사들의 화물 데이터 추이를 감안했을 때, 올해 2분기 대한항공의 화물 운임은 전년 대비 상승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향후 운임이 더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달 중 결론이 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최근 상승세에 아시아나 화물사업의 수익성을 얼마나 높게 평가할지가 관건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주춤한 항공화물 운임으로 가격 대비 매력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다만 코로나19 수준의 운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 이후 가격 경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중 하나가 인수하게 된다면 빠른 속도로 자금을 회수해야 하므로 공격적인 입찰을 통한 가격 경쟁에 나설 것"이라며 "이는 대한항공·제주항공 등 화물사업 보유 항공사들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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